[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미국의 출구전략 우려에 휘청거리고 있는 시장이 중국 신용경색 우려까지 겹치며 코스피 1800선이 붕괴됐다.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눈 위에 또 서리가 내린 시장이 얼마나 미끄러울지, 이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가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1750포인트를 지지선으로 보고 시장 변동성이 너무 큰 상황이기 때문에 핵심지표 등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이제 악재의 강도를 고민할 시점이다. 미국 출구전략, 중국의 단기 금융시장 경색 등 악재는 노출됐으나 그 파장을 가늠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생각하는 기본 시나리오는 미국 금리 상승이 조만간 완만해지고 중국 성장률은 하향 조정되겠지만 당장 금융위기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코스피 1750~1780포인트 부근은 이같은 기본 시나리오를 반영해 가정하고 있는 바닥권 레벨이다.
다만 시장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핵심 지표를 확인한 후 대응할 필요가 있다. 시장 대응을 위해 주목하는 핵심 지표는 미국채 10년물과 호주 달러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 중반대(2.3~2.7% 범위)에서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호주 달러가 2011년 유럽 위기가 발생한 이후 저점인 0.93레벨에서 반등하는 것을 단기 바닥 신호로 보고 있다.
바닥을 찍더라도 섹터별로 차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여전히 중국 경제 성장에 민감한 시크리컬 업종은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소비재, 소프트웨어, 서비스형 소비재, 헬스케어 및 저평가된 IT, 자동차 업종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지난 1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결정회의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제2라운드에 진입한 가운데 24일 국제결제은행(BIS)의 미국 국채 수익률 지속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인한 미국 국가 채무 부담 경고와 채권투자가들의 투자손실 확대 우려 그리고 부동산 거품, 지방정부 부채, 그림자 금융 등 중국의 3대 금융위험 요인에 대한 시장의 경고 및 중국 시중은행의 단기 신용경색 조짐에 대한 중앙정부의 원칙론적 또는 미온적 대응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상하이증시 등 아시아 증시를 한번 더 추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로서는 6월 FOMC 회의 이후 2라운드(달러 강세, 국채 금리 상승, 이머징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진입한 글로벌 변동성 확대가 어느 선에서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 안정화될 것인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단기적 현상인지 장기적 현상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이며 어느 시점에서 중국 정부 당국의 금융시장 변동성 축소 대책이 수립될 것인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정인지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예상하기 어려운 이벤트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어 정확히 어디가 바닥이라고 말하기를 어렵지만 주봉상 60개월 이평선이 위치한 1750포인트대는 지난해 저점대와 맞물려 중요한 지지대 역할을 할 전망이다.
과거 60개월 이평선을 이탈하는 경우라도 이 가격대에서는 의미 있는 반등이 나왔다는 점에서 추가로 조정을 받더라도 1750포인트를 크게 하회하지 않는 선에서 바닥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
다만 단기 하락세가 강하게 형성돼 단기 저점이 나타나더라도 등락을 거듭하면서 중기 바닥권을 형성해야 본격적인 반등 국면으로의 진행이 가능하다.
코스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지지대는 2008년 저점에서 그은 상승 추세선의 지지대 505포인트 수준이라고 본다. 추가 하락시 488포인트 수준에 60개월 이평선의 지지대가 존재할 것으로 판단된다.
송화정 기자 pancak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