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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동산 시장에 단기 자금 판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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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미국 부동산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제로금리 정책과 양적완화에 따른 모기지 금리 하락으로 살아났다. 그러나 주택시장 회복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자금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해 2007년 150억달러(약 16조9750억원)나 벌어들인 미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존 폴슨은 최근 "부동산에 투자한다"고 선언했다. 부동산 가격 폭락 예견으로 막대한 돈을 챙긴 그가 부동산 투자에 나선다는 것은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지표로 확인되는 미 부동산 경기는 2007년 경제위기 이후 가장 양호하다. 17일(현지시간)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발표한 주택시장지수는 52다. 이는 시장예상치 45를 넘어선 것으로 2006년 4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3월 케이스실러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9% 올랐다.

주택시장 정보 분석업체 레이더 로직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를 두고 기관투자가와 단기 투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 주택시장에서 기관투자가의 구매 비율이 증가한 반면 주택 소유자의 구매 비율은 줄었다는 것이다.


레이더 로직에 따르면 지난 3월 기관투자가가 주택 거래 물량의 12%를 사들였다. 이는 전년 동월 9%에서 3%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기관투자가의 투자 증가가 부동산 시장 회복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레이더 로직의 마이클 페더 최고경영자(CEO)는 "기관투자가들이 주택시장에서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기관투자가들의 투자로 주택 재고량이 줄어 가격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가격은 계속 오르겠지만 나중에 '그림자 재고(Shadow Inventory)'가 늘어 결국 가격 하락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림자 재고란 가격이 오르기만 기다리며 판매가 미뤄진 주택, 매매 되지 않은 차압주택을 이른다.


페더 CEO는 "기관투자가의 경우 주택 소유자들과 달리 더 나은 투자 기회만 생기면 주택시장을 떠날 수 있다"면서 "주택시장에서 상승세가 지속될 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기관투자가가 부채질한 주택가격 상승이 주택시장 회복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급량 감소로 그림자 재고가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면 저평가됐던 매물도 가격 상승이 제한된다. 그 결과 부동산 시장에 변동성 장세가 나타나면서 가격 회복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손해 볼 수 있다.


포브스는 주택 매수 희망자들에게 정부의 정책, 은행의 압류 부동산 매각 방침, 기관투자가의 자금 동향을 감안해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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