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한국 축구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아시아 국가 최초로 8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세계 6위에 해당하는 대기록.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얻은 유일한 소득이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이란에 0-1로 패했다. 4승2무2패(승점 14)가 된 대표팀은 이란(승점 16)에 이어 조 2위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5-1로 대파하며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한국 +6, 우즈벡 +5) 차이로 간신히 본선행 티켓을 획득했다.
이로써 한국은 1986 멕시코월드컵을 시작으로 8개 대회 연속 본선에 오르는 성과를 남겼다. 이는 아시아 최초이자 전 세계를 통틀어 6번째 가는 위업이다.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진출권을 얻은 브라질(20회)을 비롯해 독일(15회), 이탈리아(13회), 아르헨티나(10회), 스페인(9회) 등 축구 강국의 뒤를 이은 쾌거다. 더불어 처녀 출전한 1954 스위스월드컵을 포함, 총 9회 본선에 진출하면서 헝가리, 네덜란드, 스위스 등과 함께 13번째 최다 출전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 무대 도전사에서 28년 동안 아시아 맹주의 지위를 놓지 않았다. 중동과 동아시아 등 경쟁국의 거센 추격에도 꿋꿋이 위상을 지켰다. 이 가운데 가장 극적인 본선행은 '도하의 기적'으로 불린 1994 미국월드컵. 대표팀은 1993년 10월 29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북한을 3-0으로 꺾었다. 같은 시간 이라크가 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으며 일본과 2-2로 비겨 극적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한국은 일본과 승점이 같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힘겹게 티켓을 확보했다.
이후 행보는 비교적 순탄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진출한 2002 한일월드컵을 제외하고 1998 프랑스, 2006 독일, 2010 남아공대회 모두 최종예선 2~3경기를 남기고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반면 이번 최종예선은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매 게임 경기력과 선수 구성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막판까지 경우의 수를 따져야했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간신히 조 2위를 확보하면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월드컵 본선을 1년여 앞두고 조직력 다지기를 통해 위상에 걸맞은 경쟁력을 회복해야하는 과제를 안았다.
한편 '최강희 호'는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른 대가로 수십억 원대 포상금을 손에 쥘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 규정에 따르면 최강희 감독은 1억 5000만 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수령한다. 최덕주 수석코치는 1억2000만 원, 나머지 코치 한 명은 1억 원, 두 명에겐 8000만 원씩 지급된다. 선수단 역시 최종예선 출전 횟수와 기여도에 따라 최대 1억 원부터 4천만 원까지 4단계로 나눠 보너스를 받는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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