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한국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0-1로 패했다. 4승2무2패(승점 14)가 된 한국은 이란(승점 16)에 이어 조 2위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5-1로 대파하며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한국 +6, 우즈벡 +5) 차이로 간신히 본선행 티켓을 획득했다. 이로써 1986 멕시코대회부터 8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지만 씁쓸한 결과에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대표팀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김신욱-이동국 투톱이 포진하고 지동원과 손흥민은 좌우 측면 공격을 맡았다. 이명주와 장현수가 짝을 이뤄 중원을 책임졌다. 포백 수비는 김치우-김영권-김기희-김창수가 자리하고 골문은 정성룡이 지켰다.
한국은 최소 무승부만 거둬도 본선행을 확정짓는 유리한 상황이지만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으며 상대를 몰아붙였다. 김신욱의 높이를 활용한 고공 플레이와 지동원, 김창수가 자리한 오른 측면 공격으로 실마리를 풀었다.
전반 6분 김창수의 크로스에 이은 김신욱의 발리 슈팅으로 공격의 포문을 연 대표팀은 이동국의 중거리 슈팅과 김치우의 프리킥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21분에는 후방에서 넘어온 볼을 이동국이 머리로 떨궈주고, 달려들던 손흥민이 논스톱 슈팅을 시도했지만 바운드된 공이 크로스바를 넘어가고 말았다.
수세에 몰린 이란은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하프라인 밑에 포진한 가운데 실점을 막는데 급급했다. 위기를 느낀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심판판정에 불만을 드러내며 조바심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선제골을 넣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전반 41분에는 손흥민이 하프라인에서 연결한 침투패스를 받아 이명주가 단독 찬스를 잡았지만 상대수비와 골키퍼의 격렬한 저항에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경기 양상은 후반 들어서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한국은 6-4의 우세한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상대 밀집수비를 끌어내는데 주력했다. 무게중심은 손흥민과 김치우가 버틴 왼 측면으로 이동했다.
순조롭던 흐름은 수비 실수에 의한 이란의 선제골과 함께 한순간에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김영권이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처리하다 볼 처리 미숙으로 실수를 범했고, 달려들던 레자 구차네자드가 이를 낚아채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다급해진 한국은 이근호와 김보경을 차례로 교체 투입시키고 만회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그러나 조급함과 빈약한 결정력 탓에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31분에는 오른 측면에서 김보경이 올린 프리킥을 김영권과 장현수가 연속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몸을 날린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반면 한 골차 리드로 여유를 찾은 이란은 특유 '침대축구'와 선수교체 등으로 시간을 지체하며 한국을 압박했다. 대표팀은 추가시간까지 총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골문을 열지 못한 채 종료 휘슬이 울렸다. 이란과의 역대전적에서도 9승7무11패로 밀리며 설욕에 실패했다.
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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