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현대로템이 기존 주력분야였던 철도차량사업에서 확장된 철도 전기ㆍ기계(E&M, Electronic & Mechanic)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철도 E&M은 차량운행에 필요한 신호ㆍ통신 기반의 각종 시스템을 뜻한다. '하드웨어'라 할 수 있는 차량제작에 이어 '소프트웨어'인 시스템분야까지 아우르면서 관련산업의 국산화는 물론 기존 해외업체들이 장악한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회사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김포시에 투입될 무인경전철 차량 및 열차운행 시스템 일괄구매협상을 마무리 짓고 19일 정식계약을 맺는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정거장ㆍ차량기지 설치 등을 포함해 총 1조6500억원 상당의 사업으로, 현대로템이 맡은 부분은 차량과 E&M 등을 포함한 2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E&M 부문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현대로템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E&M 부문과 유지보수(O&M, Operation & Maintenance) 사업 전담부서를 꾸렸다. 지난 2004년 서울시 9호선 E&M 사업을 수주하며 첫발을 뗀 현대로템이 관련사업을 확대키로 한 건 글로벌 시장규모가 상당한데다 기존 차량제작사업과 연계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평소 "품질을 기반으로 한 기술개발과 수출확대"를 강조해 온 만큼, 국내 철도산업의 발전을 위해 관련분야를 전반적으로 성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철도 E&M 시장규모는 569억유로(한화 8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 가운데 신규발주 물량에 비해 판매 후 이뤄지는 유지보수 분야가 58%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한번 고객으로 확보하면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봄바르디에ㆍ알스톰ㆍ지멘스 등 글로벌 빅3를 포함한 주요 철도업체들 역시 최근 E&M 사업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로템이 김포도시철도 사업에서 열차신호 및 무선제어 분야 전문성을 갖춘 대아TIㆍ유경제어 등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낙찰을 따냈듯 관련 중소업체의 사업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11년 카자흐스탄에 처음으로 신호시스템을 수출한 후 해외 각국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며 "현재 5000억원 수준인 E&M 수주규모를 오는 2020년까지 국내외에서 2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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