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웃고 있는 이 남자…민영화 등 과제, 특유의 카리스마로 해결할까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항상 웃는 얼굴이다. 은행원은 고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항상 웃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미스터 스마일'로 통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엔 엄청난 카리스마가 숨어있다. 행장 시절엔 결제하러 가면 날카로운 질문으로 임원들을 쩔쩔매게 만든다. 작은 형 같은 친근함과 큰 형 같은 권위가 공존하는 리더십, 그게 이순우표 리더십이다.
14일 이순우표 리더십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이 회장은 취임식에서 "그룹의 민영화와 산적한 현안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룹의 가치를 높여 우리금융의 미래와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행원에서 시작해 행장을 거쳐 지주 회장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그만의 리더십을 축약해 보여준다. 꼴찌를 전전하다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 여자농구팀은 이순우표 리더십의 좋은 사례다. 그는 의욕 넘치는 감독을 선임한 뒤 전권을 줬다. 위성우 여자농구팀 감독은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으로 우승을 일궈냈다. 이순우 행장의 믿음에 우승으로 화답했다.
이순우표 리더십은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어떻게 발현될까. 이 회장은 계열사별로 전문성 있는 CEO를 선임하고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주 조직은 대폭 축소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지주사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최소화 해 계열사의 자율경영 및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지주사 및 본부 조직은 축소해 소수정예의 작지만 강한 조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와 함께 노조를 비롯해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추상같은 권위의 밑바탕에는 직원들의 이해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평소 "직원들이 민영화 내용을 잘 모르고 공감을 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라고 말해왔다. 소통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은행장 시절 타던 에쿠스380을 회장이 됐지만 그대로 타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소통의 일환이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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