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미국 연방정부의 재정긴축 정책의 일환으로 정부지출을 자동으로 삭감하는 시퀘스터가 지난 3월 1일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은 특별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주를 시작으로 시퀘스터 의 효과가 이번주 발표되는 지표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마켓워치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퀘스터 종료를 앞뒀을 당시 미국 정치권에서는 시퀘스터가 미국 경제에 얼마나 큰 타격을 줄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시퀘스터가 발효한 뒤에 미국 경제에 예상했던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음에 따라 미국 행정부는 '양치기 소년'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경제전문가들은 기술적인 요인으로 인해 시퀘스터의 직접적인 영향은 충격을 미뤄왔다며 시퀘스터 등으로 발생한 재정적 장애(fiscal drag) 효과는 5월 경제 지표에서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아메리카메릴린치의 글로벌이코노믹스의 에단 해리스 공동대표는 "시퀘스터는 4월 보다는 5월에 효과를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은행 뱅크오브웨스트의 스콧 앤더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2월에 기업들이 보너스를 지급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시퀘스터에도 불구하고) 지출 여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정부기관들이 무급 휴가 등으로 대처함에 따라 눈앞에 당면한 시퀘스터의 부정적인 영향은 피할 수 있었다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곧 경기둔화 효과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리스는 "재정적 장애는 이번 분기에서부터 점점 커져, 3분기에 정점을 찍었다가 4분기 들어서 효과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켓워치는 13일 발표되는 소매판매 지표에서부터 시퀘스터의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5월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0.4% 늘 것으로 시장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는 4월에 0.1%보다는 개선된 지표이지만, 1분기의 성장세에 못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바클레이의 딘 마키 미국 경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위축이 진행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가처분 소득 감소의 영향으로 소비를 줄이는데까지는 몇개월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