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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관 승진 1순위던 한 공무원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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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연초제조창 터 매입 관련 6억여원 뇌물 받은 청주시청 사무관, 직원 성적모욕 등으로 강등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인가?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 관련 금품거래 사건은 주범 격인 공무원이 중징계를 받았는데도 청주시 업무의 주요 직책을 맡았다가 벌어진 일로 드러났다.


4급(서기관) 승진후보 1순위였던 이모(52) 사무관. 청주시청 주요 실무를 두루 거친 그는 올해 승진을 앞뒀다. 그러나 2010년 10월 청주시청과 KT&G 청주연초제조창 터 매매협상 과정에서 협상 편의제공 대가로 KT&G 용역업체 N사로부터 6억6000만원을 자신의 차명계좌로 입금 받은 혐의로 지난 5일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당시 청주시청 기업지원과장을 맡으며 청주시와 KT&G 간 협상에 개입, KT&G 측에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이 되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그는 이 일 이전에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에 투서가 접수돼 국무총리실 암행감찰반의 조사를 받았다. 조사결과 여러 차례 여성부하직원에게 성적 모욕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직원들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것이 확인돼 1계급 강등처분을 받았다.

당시 행정안전부는 청주시에 이 사무관의 징계수위를 ‘중징계’로 결정, 청주시에 알렸다. 중징계는 정직, 해임, 파면 등으로 이 사무관의 서기관 승진은 물론 심할 경우 공직생활을 마감해야할 처지였다. 청주시 인사위원회는 그를 중징계로 결정했지만 결국 1계급 강등에 그쳤다. 공무원신분을 유지하게 된 것이다.


그는 올부터 청주시에서 100% 출연해 설립한 청주시상권활성화관리재단으로 파견 나갔다. 재단은 5년간 국비 100억원을 지원받아 전광판 설치,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그램 개발 등 사업을 벌인다. 해임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몰렸던 이 사무관은 주무관이 된 뒤 오히려 청주시 주요 사업의 중책을 맡게 됐다. 하지만 1계급 강등 6개월 만에 예전 뇌물수수 비리가 드러나면서 사법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KT&G는 7일 회사의 옛 청주공장 부지 매각과 관련, 금품거래에 KT&G가 관여돼 있다는 경찰 주장에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KT&G는 “경찰이 N사와 시 공무원 사이의 금품거래과정에 KT&가 관여돼 있다고 주장하나 KT&G는 성과에 따라 계약서에 명기된 성과급을 지급하면 되었기에, 그 과정에서 회사가 관여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KT&G는 “현재 경찰이 의혹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경찰조사과정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영철·이광호 기자 panpanyz@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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