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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이 제안한 '길고양이 급식소', 가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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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국내 최초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TNR 병행으로 민원해결·동물보호 동시에


강풀이 제안한 '길고양이 급식소', 가보셨나요? ▲ 서울 강동구 성내1동 주민센터 앞 공터에 물·사료그릇이 담긴 '길고양이 급식소'가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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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밥 먹고 할 짓이 없냐는 타박도 들었죠. 이제는 캣맘들이 더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었으면 해요."(50대 캣맘·길동)


지난달 31일, 강풀 만화작가와 강동구 지역 캣맘들, 강동구청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지역 캣맘들로 구성된 미우캣보호협회(이하 미우캣)와 강동구청이 주관하는 '길고양이 사료그릇 시범사업'이 이날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동물보호에 앞장서고 관련 민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이 사업은 지난 2월 강풀 작가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당시 강풀 작가는 이해식 구청장과의 단독면담을 신청한 뒤 길고양이에 대한 대책을 의논하면서 사료그릇 50여개와 사료 6톤을 기부했다.


강풀 작가는 1500만원 상당의 사료비를 선뜻 쾌척한 것에 대해 "길고양이 문제를 혼자 힘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4년 전 우연히 길고양이를 주워 기른 것을 계기로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그는 "아직까지 어렵다고 느낀 적은 없다. 다만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많이 걱정된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급식소가 생기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길고양이 밥주기 사업을 가장 반기는 것은 다름 아닌 캣맘들이다. 미우캣에 소속된 70여명의 캣맘(캣대디)들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0여년 가까이 길고양이들을 돌봐온 지역 주민들이다. 전업주부를 포함해 직장인, 대학생 등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들이 소속돼 있다. 회원들은 동별로 담당자를 지정해 급식소 관리를 돕는다.


김미자 미우캣 회장은 "급식소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배려와 이해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회장은 "인천 캣맘 폭행사건 등은 사람들의 이기심과 TNR 홍보부족이 빚은 결과"라며 "생명을 우습게 아는 그릇된 사고방식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 캣맘(35·성북구)은 "이웃들의 방해로 캣맘 활동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고양이) 귀여워하는 것도 작작해라 등의 비난을 듣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2년째 길고양이를 기르고 있는 그는 "고양이는 깨끗한 동물인데도 불구하고 유난히 편견에 시달리는 동물"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동물보호 정책이 제대로 체계화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7마리의 길고양이를 데려다 키우고 있는 50대 캣맘(강동구) 역시 한시름 놓은 표정으로 지난날을 떠올렸다. 그는 "학생들이 새끼 고양이를 공처럼 던지면서 놀거나 요물한테 밥을 준다고 어르신들이 못마땅해 할 때 특히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미우캣 회원 이인혜(24·암사2동)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길고양이를 돌봐온 5년차 캣맘이다. 그는 "한 달에 사료비로 30여만원 정도 쓴다. 하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길고양이에 대해 안쓰러운 마음으로 봐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강풀이 제안한 '길고양이 급식소', 가보셨나요? ▲ '강동구 길고양이 급식소' 상단에는 길고양이 밥주기 관련 안내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이어 사료와 사료그릇, 18개 동에 배포된 급식소 목재함.(시계방향순)


18개 전 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는 목재로 만들어진 가로43㎝, 세로23㎝, 높이30㎝의 지붕이 있는 구조로, 물그릇과 사료그릇을 넣을 수 있게 제작됐다. 상단에 부착된 안내 포스터에는 "(급식소로 인해)길고양이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는 일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동물학대 관련 법률 규정이 적혀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급식소 사업이 동물보호 측면에서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동물자유연대 정진아 활동가는 "길고양이들에게 안정적으로 밥을 제공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폐쇄회로(CC) TV가 설치된 곳을 중심으로 급식소가 설치되는 만큼 학대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강동구 지역에는 1500~2000마리의 길고양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료를 제공함에 따라 개체수가 무분별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TNR홍보를 확대할 방침이다. TNR이란 포획(Trap)-중성화 수술(Neuter)-방사(Return)의 줄임말로, 강동구에선 지난 2008년 이후로 매해 200여건의 TNR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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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길고양이 출몰 지역(동선 지역)에 급식소를 설치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찬반 논란이 있는 사안인 만큼 동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시범운영을 하면서 주민들을 공감을 얻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며칠이 지나 성내1동 캣맘으로 활동 중인 한 식당 주인이 근황을 전해왔다. 그는 "오후 3~4시만 되도 사료그릇이 비워져 있는 등 고양이가 다녀간 흔적이 발견된다"며 "고양이가 주로 활동하는 시간대에 맞춰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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