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현대·기아자동차의 월간 미국 시장 점유율이 올 들어 처음으로 하락세로 반전했다. 노동조합의 특근 거부로 공급에 차질을 빚은 데다, 엔저(低)에 힘입은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의 반격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5월 한달간 미국시장에서 12만685대를 판매해 8.4%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는 1.6% 늘어나고, 시장점유율은 0.5%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현대·기아차의 월간 점유율은 올해 1월 7.7%에서 지난달 8.6%로 매월 상승세를 지속해왔으나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6만8358대(4.7%)를 팔며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을 1.1% 늘렸고, 기아차는 5만2327대(2.6%)로 4.5% 줄어든 수준에 그쳤다. 시장점유율은 양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씩 떨어졌다.
올 들어 누적 기준으로도 현대·기아차는 전년 대비 1.4% 줄어든 53만237대에 그쳤다. 현대차의 판매량이 1.1% 늘어난 반면, 기아차가 4.5%나 감소했다. 점유율은 8.1%로 지난해(8.9%) 보다 무려 0.8%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엔저에 힘입은 도요타, 혼다의 판매 증가율은 현대·기아차를 훨씬 웃돌았다.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3위, 5위를 기록한 도요타(20만7952대)와 혼다(14만13대)의 판매 증가율은 각각 2.5%, 4.5%다. 이들 양사는 올 들어 누적 기준으로도 5%대의 판매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도요타, 혼다의 약진은 곧 현대·기아차에 악영향을 미친다. 현대·기아차에 한 순위 뒤진 닛산은 지난달 무려 24.7%의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떨어진 것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노조가 주말특근을 거부하며 주요 차종이 수출 타격을 입은 탓이 크다.
노동조합은 3월9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12주간 주말 특근을 실시하지 않았고 이에 따른 생산차질은 8만3000대로 집계된다. 특히 싼타페, 그랜저, 에쿠스 등 주요 차종의 수출에 그대로 악영향을 미쳤다. 이 가운데 일본 브랜드를 비롯한 경쟁사들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며 시장점유율까지 소폭 내려앉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지난 달 GM은 미국 시장에서 25만2894대를 판매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포드(24만6019대), 도요타, 크라이슬러(16만6596대), 혼다, 현대·기아차 순이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연간 8.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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