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대형마트 규제 1년](하)共用포인트 도입, 마트 골목 다 살려라

시계아이콘01분 5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시장에 사람들 발길 줄어든 지는 오래 됐지. 내가 여기서 30년 넘게 나물 팔고 있는데 요즘처럼 장사 안 되는 때가 없었어. 대형마트 일요일마다 쉰다고 해도 별로 소용이 없어. 원래 오는 사람들만 시장에 오니까 안 오는 사람들은 안 오지. 마트에서 하루 장 못 봤다고 갑자기 사람들이 시장으로 몰려오겠어? 무조건 대형마트 쉰다고 어디 답이 나오나. 경기가 좋아져서 시장에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게 가장 좋은 거지. 대형마트 다니는 사람들도 같이 잘 돼야지. 같이 장사하는 사람들인데."


30일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에서 만난 장영숙(가명ㆍ여ㆍ72)씨는 이곳에서 38년째 나물 및 채소류를 판매하고 있다. 장씨를 포함한 경동시장 상인들은 대부분 20~30년 동안 이곳에서 일했다. 요즘처럼 장사가 안 되는 날이 없었다고 입을 모은 상인들은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실시된 지 1년이 지났지만 그 실효성을 여전히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경동시장은 주변에 롯데마트 청량리점, 홈플러스 동대문점 등 대형마트가 입점해 있다.

경동시장에서 생선을 판매하고 있는 김정미(가명ㆍ여ㆍ60)씨는 "시장 상인들도 쉬어야 하니까 일요일에 문을 겹치게 닫다 보니 아무런 영향도 받지 못 하고 있다"며 "20년 넘게 시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바로는 시장 오는 사람들 자체가 매년 줄어들어서 그런 거지 대형마트와는 관계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들에게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더 이상 실효성 있는 정책이 아니다. 지난해 도입 초기 전통시장 매출이 반짝 상승했으나 그 효과가 한계치에 달했다는 것이 시장 상인들의 말이다. 대형마트 영업규제로 인한 매출 상승 보다는 전반적으로 시장에 오는 사람 수가 줄어 매출이 감소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결국 오는 사람만 여전히 시장을 찾는다는 얘기다.

마포구 공덕시장 관계자는 "마포 일대 상권 회전률이 높아졌는데 여러 원인 중 하나로 대형마트 영업규제 이후 그 주변 상권이 다 죽어서 그런 것으로 본다"며 "주말 장사가 안 되다 보니 다들 문을 닫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상인들 얘기를 들어보면 국제통화기금(IMF) 시절 보다 지금이 더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형마트 영업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형마트 휴업과 전통시장 매출간 상관관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상생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상생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는 중이다.


지난해 8월 경기 파주시에서는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간 상생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전통시장 5일장이 열리는 날에 맞춰 대형마트가 쉬도록 하고, 5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는 한편 롯데백화점 내 '전통시장 유명 맛집 특별 초청전'도 열었다.


이 같은 협약 체결은 대기업의 이미지 상승효과와 함께 지역 사회도 발전시키는 장점이 있다. 일본 나가노현 이와무라다 상점에서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상생을 위한 공동 포인트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대형마트 포인트 카드로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전통시장 포인트는 물론 대형마트 포인트 까지 쌓인다.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면 대형마트 포인트만 쌓이게 된다. 적립된 금액은 아무 곳에서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사도록 판매 장려를 하는 것이다.


시장경영진흥원 관계자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만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제도적 뒷받침 속에서 시장만의 경쟁력과 상인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며 "대형마트가 가질 수 없는 역사와 문화가 담긴 전통시장만의 매력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상인들의 경쟁력 강화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상인 스스로가 독창적인 제품 개발이나 홍보,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임해 시장 상인 역량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첨언했다. 또한 그는 "대형마트 등도 전통시장과의 우호적 관계형성을 위해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결국 당사자 간의 양보와 배려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