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갈곳 잃은 엔화 한국시장으로 눈 돌려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통화완화 정책과 엔화 약세, 저금리 등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앞세워 지난해부터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일본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자금이 시급한 기업들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구세주'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일본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곳은 동양그룹, STX그룹, 대한전선,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이다.
동양그룹이 올 들어 타이요생명에 두 차례 자금을 유치했고 STX그룹은 오릭스코퍼레이션으로부터,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SBI그룹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했다. 대한전선의 경우 세계 전선업계 3위인 스미토모전공과 지난해 11월 말 양자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스미토모가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일본 기업들의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통화완화 정책으로 유동자금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엔저와 저금리로 자국 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온 기업에 대해 투자를 하는 점도 눈에 띈다. 타이요생명은 지난 2009년 3월 동양생명에 지분 투자를 하면서 동양그룹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대한전선은 2001년부터 스미토모와 광섬유 관련 기술을 제휴해 왔다. 오릭스는 지난 2007년 STX중공업(당시 STX엔파코) 지분 투자에 나서 STX메탈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던 2009년까지 13.0% 지분을 보유한 적이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본 내 유동자금이 풍부해지면서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투자대상 기업들이 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은 투자하는 입장에선 유리한 조건을 내세울 수 있어 투자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