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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성매매 이용 부동산 몰수 정당···첫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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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성매매 장소로 제공된 부동산에 대해 몰수를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성매매알선등의처벌에관한법률(이하,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33)씨에 대해 징역8월에 집행유예2년을 선고하고, 강원 속초의 지하1층 지상5층 규모 건물 등 부동산을 몰수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대법원은 “은밀하게 이뤄지는 성매매알선 행위의 속성상 장소 제공이 불가피하고 직원 숙소 등을 제외한 객실 대부분이 성매매알선 행위 장소로 제공된 점, 부동산의 실질적 가치는 크지 않은 반면 성매매알선 등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상당히 고액이며, 단속된 이후에도 성매매알선을 계속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몰수 조치는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성매매처벌법 상 범죄수익엔 스스로 성매매를 알선, 권유, 유인 또는 강요하는 행위나 성매매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전제했다. 대법원은 이어 “몰수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할 것이나, 형벌 일반에 적용되는 비례의 원칙에 의한 제한을 받고 이는 범죄수익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법원이 범죄수익을 몰수하기 위한 판단 요소로 제시한 것은 ▲범죄 실행에 사용된 정도·범위 및 범행에서의 중요성 ▲소유자가 범죄 실행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책임의 정도 ▲범죄 실행으로 인한 법익 침해 정도 ▲범죄 실행의 동기 ▲범죄 실행과의 별도 분리 가능성 ▲물건의 실질적 가치와 범죄와의 상관성·균형성 ▲행위자에게 필요불가결한 것인지 여부 ▲몰수하지 않을 경우 다시 동종 범죄를 실행할 위험성 유무 및 정도 등이다.


김씨는 공범들과 함께 2011년 4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1000여 차례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지난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일당은 손님을 상대로 1명당 17~18만원을 챙겨 받고 안마시술소 객실에서 여종업원들과 성관계를 갖도록 해 1년간 1억 8000여만원을 벌어들였다.


일명 ‘김과장’으로 불린 김씨는 작은 아버지가 김씨 이름으로 사들인 건물에 안마시술소를 차린 뒤 성매매로 벌어들인 업소 자금 등을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했다.


앞서 1심은 김씨를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1800만원 추징 등에 그쳤지만, 2심은 검찰 항소를 받아들여 성매매 장소로 제공된 부동산까지 몰수하도록 했다. 작은 아버지로부터 명의신탁받은 부동산일 뿐이라는 김씨 측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몰수가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을 제시한 판결”로 “모든 성매매업소 부동산을 몰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여러 사정을 따져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을 경우 몰수가 정당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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