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인간의 손끝이 닿지 않는 절벽에 멸종위기종인 풍란이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정광수, 이하 공단)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풍란과 석곡의 최대 규모 자생지를 한려해상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도서지역 절벽에서 발견했다. 풍란과 석곡은 과거 남해안 일대에 많이 서식했지만 원예종으로 인기를 끌면서 무분별하게 남획돼 멸종위기에 이르렀다. 현재 풍란은 멸종위기종 1급, 석곡은 2급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발견된 풍란과 석곡은 각각 10개체군 80여 개체와 8개체군 1800여 개체다. 풍란은 남해안 지역에서 소수 개체가 발견된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대규모 자생지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석곡도 지금까지 발견된 자생지 중 최대 규모이다.
공단 연구진은 조사과정에서 깎아지는 절벽 중간에서 불법 채취에 사용됐을 것으로 보이는 로프를 발견하기도 해 과거 이 지역에서 불법채취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공단 정장훈 생태복원부장은 "해상국립공원 도서지역은 지형특성상 사람의 접근이 어려워 풍란과 석곡이 불법 채취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서식실태를 위한 정밀 조사를 벌이고 해양경찰과 협조해 도서지역 무단채취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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