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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밀양송전탑 사태' 막으려면 할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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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말하는 공공사업 갈등 원인과 대책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우리나라는 대형 공공사업을 추진할 때 사전에 경제성ㆍ환경영향평가만 하고 갈등영향평가는 하지 않는다. 복잡한 사회일수록 공공사업 추진때 어떤 갈등이 발생할 것인지 예상하고 미리 대처하는 것이 비용 절약과 사회 통합을 위해 필수적이다."


지난 2003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부안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사태에 이어 4대강 사업, 제주 강정 해군기지 등을 거쳐 밀양 송전탑까지 최근 정부나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대규모 공공사업을 둘러싸고 격렬한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정부 대 주민간의 갈등에서 주민 대 주민, 정부 대 시민사회, 여야 정치권 등으로 갈등의 양상은 더욱 복잡화하는 양상이다. 이로 인해 사업지연에 따른 손실, 사회갈등 비용도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전문가들은 정치논리에 의한 사업 추진, 정부ㆍ공공기관의 권위주의적 태도, 사전 의견 수렴 등 갈등 최소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미비 등을 원인으로 꼽으면서 강제성ㆍ독립성을 갖춘 사회적 갈등 관리 기구 설치, 공공부문의 갈등 관리 영량 강화ㆍ갈등 조정 전문가 육성 등 사회적 시스템 구축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


이와 관련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은 27일 공공사업을 둘러싼 갈등의 발생 원인에 대해 무엇보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국민적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일부 정치인ㆍ행정부의 필요에 의해 사업이 일방적ㆍ강압적ㆍ권위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어떤 사업을 추진할 때 꼼꼼하게 민의를 잘 수렴해서 하기보다는 4대강 사업에서 보듯 사회적 합의가 매우 약한 상태에서 결정되는 측면이 있다"며 "행정부의 사업 추진 방식도 여전히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측면이 많아 법으로 정해진 민의수렴 절차를 형식적으로 거치긴 해도 실제로는 불만과 갈등을 줄이기보다는 내부에서 설정한 예산과 시간표만 지키면서 추진하려는 식이 많다"고 말했다.

이강우 경실련 갈등해소센터 소장의 원인 분석도 비슷했다. 이 소장은 "제주해군기지 등 공공사업들이 사업 추진을 반대하는 의견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를 배제한 채 강행됐다"며 "특히 일부 대형사업들이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대선 공약 등으로 추진되면서 논란과 찬ㆍ반 갈등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특히 그동안 정부가 나름대로 갈등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간 갈등을 합리적으로 예방ㆍ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내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는 정부와 주민간 갈등 예방 및 해결에 근본적인 한계점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며 "사안마다 설치됐던 각종 위원회 등도 독립성, 전문성, 지속성의 결여로 갈등 예방 및 해결에는 효율적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극한갈등에 대한 해결책으로 사회적 갈등관리 시스템을 갖출 것을 제시했다. 박태순 소장은 "요즘처럼 복잡한 사회에서는 어느 사안이든 다양한 이해관계자나 관점의 차이로 갈등 발생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선 갈등 관리ㆍ해소를 위한 사회적 시스템이 부족하다"며 "이를 경찰 등 공권력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로 해결하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 경제성 조사 외에 갈등 영향 평가 제도 도입, 공무원들의 갈등 조정 역량 확보, 갈등조정전문가 양성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강우 소장은 국가 갈등 조정 기구(가칭 '국책사업토론국민위원회') 설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소장은 프랑스가 199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국가공공토론위원회(CNDP)를 예로 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실질적인 참여와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어갈 수 있는 국가갈등조정기구가 필요하며, 이 기구는 공공사업 갈등의 당사자인 정부로부터 독립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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