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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헤이워드의 새옹지마(塞翁之馬)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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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 CEO에서 불명예 퇴진...글렌코어 엑스트라타 회장대행으로 복귀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토니 헤이워드(Tony Hayward.56.사진아래)는 최근 3년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근 30년을 근무한 영국의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있다가 불명예 퇴진했다가 다시 세계 최대 상품중개업체 글렌코어엑스트라타의 ‘임시회장’으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인간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실감나는 인생사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표혀늘 빌자면 ‘미국 공적 1호’인 그는 글렌코어엑스트라타가 ‘회장’ 적임자를 찾을 때까지 회장대행자직을 수행하도록 지난 16일 선임되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글렌코어엑스트라타 주주들은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회장직을 맡아온 존 본드(John Bond) 경의 재선임을 반대하는 ‘쿠데타’를 일으켰다.80%가 그의 재선임을 반대했다.

본드 경은 760억 달러 규모의 회사 합병을 성사시켰지만 기관투자자들에게 미운털이 박혔다.합병대상인 엑스트라타 경영진에게 수백만 달러의 보너스를 주자고 고집을 피운 탓에 처참한 대가를 치룬 것이다. 80%의 주주가 반대하면서 HSBC와 보다폰 CEO 등 쟁쟁한 경력을 가진 코피를 철철 흘리면서 짐을 싸고 떠났다.


반면 멕시코만 기름 유출사고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한 헤이워드는 이라크 쿠르드족 거주지역인 쿠르디스탄의 유전 탐사를 주로 하는 제넬(Genel) CEO에 이어 글렌코어의 이사자리를 겨우 얻어 체면을 지키고 있다가 기사회생했다.


FT는 헤이워드가 회장대행을 하겠지만 제넬 경영을 잘 하고 있는 만큼 글렌코어엑스트라타 회장 적임자가 없어도 회장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헤이워드는 BP에서 잘 나가다 2010년 4월 멕시코만 마콘도 유전에서 시추선 딥 워터 호라이즌(Deepwater Horizon)폭발과 이은 기름 유출 사태로 모든 것을 잃었다. 이 사고로 11명이 숨지고 미국 석유개발 역사상 최악의 오염사태를 초래했다.미국 의회에 청문회에 불려가 만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책임을 피하고 까다롭게 군다”고 맹공을 받았다. 53살의 헤이워드는 2010년 7월 사표를 내고 떠나야 했다.



그렇지만 그는 ‘석유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는 않았다. 이듬해 4월 세계 최대 광물자원 등 상품 중개업을 하던 글렌코어의 사외이사가 됐다. 그는 또 같은 달 금융황제 가문 로스차일드가의 후손인 냇 로스차일드(사진위)와 함께 투자회사 ‘발라레스’를 설립했다



이어 6월 이 회사는 상장하면서 13억5000만 파운드를 조달하는 기염을 토했고 해 9월 쿠르디스탄에서 유전탐사를 하던 제넬에너지와 합병했다. 합병회사는 창업자들에게 1억6400만 달러어치 1870만 주를 주어 그는 돈방석에 앉았다. 그는 또 회사 대표이사겸 CEO직에 올라 ‘미국의 공적 1호’인 그는 최근 석유개발 역사에서 가장 깊은 심연에서 탈출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글렌코어엑스트라타의 이반 글라센버그 CEO가 헤이워드를 망각의 강에서 되살린 이유는 간단하다.그는 석유업계에서는 ‘최고’이기 때문이다. 버밍햄의 애쉬톤 대학에서 지질학을 전공하고 에딘버러 대학에서 지구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직후인 1982년 BP에 입사해 해 25년만인 2007년 CEO직에 올랐다.


헤이워드는 탐사와 생산분야에서 요직을 거쳤고 1998년 미국의 아모코코프 인수와 2003년 영러 합작회사 TNK-BP를 탄생시키는 등 BP를 ‘수퍼메이저’로 변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1997년 이사로 승진했으며 2000년에는 회계책임자가 됐다.


2007년 존 브라운 경이 개인 추문을 이유로 사임하자 헤이워드는 그의 뒤를 이었다. 그러나 전임자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브라운경은 고담준론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헤이워드는 현실의 수치로 말하는 사람이었다.그는 악명놓게 복잡한 BP의 조직을 단순화하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가가 급락하자 무자비하게 비용절감에 나선 냉철한 인물이기도 하다.그러나 효율을 중시하는 그의 전략은 딥워터 호라이즌의 폭발을 낳는 빌미를 제공했다.


헤이워드는 자기와 죽이 잘 맞을 것이라는 글라센버그의 판단도 그를 선임하는 데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1957년생으로 동갑인데다 스포츠 광이고 기관차처럼 일하는 일중독자라는 점도 비슷하다. 7형제 중 장남인 헤이워드는 웨스트 햄 출구 클럽의 광팬이고 철인 3종경기도 즐긴다.


전직 BP임원이자 제넬 회장인 로드니 체이스를 비롯한 다수의 전문가들은 그가 쿠르디스탄의 최대 독립 원유 생산업체인 제넬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뒷구멍으로 협상하는 정치인도 외교가도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1985년 BP에서 10년 일한 지구물리학자 모린 풀턴과 결혼해 두 자녀를 뒀지만 2012년 이혼하는 등 평탄하지 못한 삶을 산 헤이워드가 이번에는 마음과 가정, 경력에서 평화를 얻을지 주목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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