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감사 결과, 해당 학교들이 입학 전형에서 성적 조작을 통해 특정 학생들을 부정 합격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이 20일 영훈학원과 대원학원 및 해당 소속 학교를 대상으로 지난 3월 8일부터 4월 12일까지 실시한 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 결과, 영훈학원과 영훈국제중은 신입생 선발시 성적 조작, 인사권 부당행사, 학교회계예산의 목적외 사용, 사회적 배려대상자에 대한 장학금 미지급 등의 부당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대원학원과 대원국제중 또한 입시 전형 업무를 부당하게 관리하고 약속한 사회적 배려대상자 장학금 지원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훈학원과 소속학교에 대한 감사 결과 지적된 31건 중 입학전형 관련 성적 조작, 학교회계예산 목적외 사용, 시설공사 부당 및 공사비 과다 지급, 임대보증금 횡령, 명예퇴직금 부당 수령 등에 대하여 서울시교육청은 관련자 11명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10명을 파면 등 징계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또한 19건의 부당 행위가 지적된 대원학원과 소속학교에 대해서는 3명을 중징계 요구했다.
구체적인 두 학교의 비리 내용을 살펴보면, 영훈국제중의 경우 입학전형의 서류 심사 때 인적사항 가림 조치를 미이행하여 공정성을 상실했으며, 2명의 심사자가 기록한 최초의 개인별 채점표를 무단으로 폐기, ‘심사점수일람표’ 상의 점수와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없도록 해 성적조작 의혹을 받았다.
따라서 서울시교육청은 감사 과정에서 1차 채점 점수를 알지 못해 객관적 영역 점수와 주관적 영역 점수를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정황에 기대 감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는 감사 결과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영훈중학교에서는 16명을 선발하는 2013학년도 ‘비경제 사배자’ 전형에서 교감, 입학관리부장, 교무부장이 함께 주도해 미리 합격시키도록 내정한 학생들을 위해 성적을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 객관적 영역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은 특정 학생 3명에게 주관적 영역에서 만점을 줘 최종 합격을 유도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감사관은 주관적 영역에서 만점을 받은 이 3명의 학생 중 논란이 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포함되어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하여 서울시교육청은 성적 조작에 가담한 3명의 교원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영훈학원에 파면 처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성적 조작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졌을 개연성에 주목하고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입학 및 전·편입학과 관련한 감사자료 일체를 검찰에 수사자료로 제공했다. 따라서 정확한 비리 정황은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에도 영훈학원은 학생 징계권을 남용하고 특정 교사가 명예퇴직수당을 부당 수령하도록 했으며 공개전형 없이 신규 교사를 채용을 했음에도 공개채용 절차를 거친 것처럼 허위보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원국제중의 경우, 영훈국제중과 마찬가지로 입학전형 서류 심사시 인적사항 가림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입학전형 관련 개인별 채점표를 무단으로 폐기했다.
또한 2010학년도 신입생 특별전형인 차세대리더 전형을 하면서 차세대리더전형에서 탈락한 지원자는 일반전형에 지원할 수 없는데도 탈락자 20명 전원에 대해 일반전형에 다시 지원하도록 하여 1단계 전형에 15명을 합격시킴으로써, 합격할 수 있었던 다른 15명이 불합격하는 불이익을 받았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은 대원국제중 입학전형위원회 위원장 및 입학관리부장 등 3명을 중징계 처분요구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 교육 비리에 대해서는 단호하고도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5월 말에는 2014학년도 국제중학교에 대한 ‘사회통합 전형 추진계획’을 확정하여 기회균등의 관점에서 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강화하고 입학전형 절차에 대한 지도와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use86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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