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거센 운명의 소용돌이와 지독한 사랑 그리고 복수…
작품 줄거리를 한마디로 요약해서 언뜻 떠올리게 되는 문구가 닮아도 이렇게 닮을 수가 없다. 바로 JTBC '무정도시'(극본 유성열, 연출 이정효)와 KBS '상어'(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를 두고 하는 얘기다.
자신을 잡으러 범죄조직에 잠입한 여인과 해서는 안 될 '지독한 사랑'에 빠진 남자가 결국 그 여인에게 총구를 겨뤄야 하는 '무정도시'나 역시 가족의 복수에 절치부심하던 남자가 급기야 사랑하는 여인에게 칼끝을 겨눠야 하는 '상어'는 한 줄짜리 줄거리만 봐서는 꽤 닮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한마디로 기구한 운명의 희생양이 된 주인공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거스르듯 거친 삶에 몸을 던지고,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 사랑에 발을 담근다는 내용이 우연 치고는 기막힐 정도로 서로 맞아 떨어진다.
특히 어떤 이유에서건 사랑하는 여인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야 하는 남자의 비극적 운명과 치명적 사랑 앞에 흔들리는 여자의 모습은 약속이나 한 듯 닮았다. 기본 스토리 라인을 먼저 공개한 '무정도시' 제작진은 뒤이어 단편적으로 공개된 '상어'의 기본 골격과 작품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물론 잔인한 운명의 칼날 위에 선 주인공 남녀의 비극적 삶과 치명적 사랑의 아픔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담아낸다는 점에서 두 작품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느낌 때문이다.
더군다나 '무정도시' '상어'는 모두 각 작품의 주역들인 정경호와 김남길의 제대 후 첫 주역 컴백작이다. 약속이나 한 듯 이들이 '나쁜남자' 캐릭터로 돌아왔다는 사실도 꽤나 흥미롭다.
한편 공교롭게도 두 작품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하루 차이('무정도시' 20일, '상어' 21일)로 제작발표회를 개최할 예정이라 더욱 눈길을 모은다. 무슨 인연인지 더욱이 두 작품은 오는 27일 같은 날 첫 방송을 시작하고, 방영 시간대('무정도시' 오후 9시 50분, '상어' 오후 10시)도 거의 똑같다. 불가피하게 시쳇말로 '맞짱'을 뜰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드라마 모두 운명을 거스르듯 거친 삶에 몸을 사르는 주인공들의 강렬한 이미지와 운명에 저항하듯 사랑의 절규를 토해내는 지독한 사랑이야기가 큰 울림으로 다가올 작품들. 자존심을 걸고 벌이는 JTBC '무정도시'와 KBS '상어'의 한판승부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한껏 자극할 전망이다.
장영준 기자 sta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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