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975년 일본 산악인 다베이 준코가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한 날입니다. 그녀는 당시 36세로 세살짜리 딸 하나를 두고 있었죠. 그녀는 정상등정에 앞서 발생한 눈 사태로 몸이 성치 않은 상태였습니다. 발목을 다쳐 제대로 걷기 어려웠지만 거의 기다시피 해서 셰르파 사다 앙 체링과 함께 기어이 정상에 오르고야 말았습니다.
힐러리와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가 세계 첫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지 22년이 지난 뒤의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그로부터 다시 2년 뒤인 1977년 고상돈씨가 처음으로 등정에 성공합니다.
준코는 150cm정도의 왜소한 체격에 겁도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53살이 되던 1992년에는 세계 7대륙의 최고봉을 다 오른 최초의 여성이라는 타이틀도 갖게 됐습니다.
에베레스트에 오를 때 가장 중요한 도구가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의지입니다. 그것은 살 수도 없고, 외부에서 주어지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자신의 심장에서만 우러나옵니다"라고 답했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0년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히말라야 8천미터급 14좌를 성공한 오은선씨가 있죠.
다만 위험을 무릅쓰고 정상 정복에만 목적을 두는 등정 방식에는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정상은 정복의 대상만이 아니라 그 오르는 총체적인 과정이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죠. 그래서 세계적인 등반 관련 상인 '황금 피켈상'은 수상자격을 무산소, 알파인스타일 등반만으로 제한합니다. 알파인 스타일은 캠프를 설치해 고도를 높여가며 등반하는 정복형이 아니라 스스로 모든 장비를 가지고 고정된 로프나 산소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등반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내일부터 황금 연휴인데 가까운 산에 올라보시는 건 어떨까요?
백재현 온라인뉴스본부장 itbr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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