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글로벌 헤지펀드계를 이끄는 투자사들이 앞다퉈 그리스 은행으로 달려가고 있다. 지금 당장은 그리스 정부의 지출 감축으로 경제가 고전하고 있지만 잠재적인 수익성을 기대하고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미국의 투자회사 패래론 캐피털(Farallon Capital)을 비롯해 요크 캐피털 매니지먼트와 QVT 파이낸셜, 드로마에우스(Dromeus) 등에서 운영하는 헤지펀드가 그리스 은행 투자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들 헤지펀드 중에는 그리스의 2대 은행인 알파은행에서 발행한 5억5000만유로의 주식에 투자한 대형 기관들도 포함됐으며, 다음 달 중순까지 투자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해 그리스 정부 국채를 헐값에 사들여 5억유로 상당을 벌어들인 헤지펀드 써드 포인트와 유럽 최대 신용 헤지펀드 CQS도 그리스 은행 분야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일부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그리스의 은행 분야가 그리스 주식시장 회복에 대한 투자 보다 훨씬 매력적이라고 믿고 있다. 지난해 그리스에 집중한 헤지펀드를 개설한 드로마에우스의 아킬레스 리스바스(Achilles Risvas) 매니징 파트너는 "불균형이 청산된 만큼 지금 상황은 어마어마하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미 알파은행에 대한 민간분야 투자는 헬레닉금융안정화기금(SFSF)에서 주입한 5억유로과 맞먹는 규모로 늘었다. HFSF는 그리스 금융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설립된 일종의 구제금융기금으로 유럽연합(EU)이 지원하고 있다.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트로이카가 헤지펀드들에게 놀라울 만큼 좋은 거래 환경을 만들었다"고 전했다.실제 알파은행의 경우 HFSF로부터 발행가격으로 매입한 자사주 7.3~9개를 반년마다 교환할 수 있도록 보증하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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