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충치·잇몸 염증의 대표적 원인..20대 때 발치해야 합병증 위험 낮아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매년 5월 셋째주 월요일은 만 20세가 된 것을 기념하는 성년의 날이다. 청소년에서 성년으로 넘어가는 20세 전후에는 신체적인 변화도 생기는데, 사랑니도 그 중 하다. 하지만 통증을 유발하거나 비뚤게 난 사랑니는 미리 뽑아주는 게 구강 건강에 이롭다. 자칫 잊고 지내기 쉬운 사랑니의 상태를 점검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도 성년의 날을 기념하는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사랑니, 충치·잇몸 염증의 원인 = 18~25세 정도에 나는 사랑니는 지치(智齒)라고도 부른다. 어느 정도 철이 들어 지혜가 생겨야 나오는 치아라는 의미다. 보통은 위턱과 아래턱 양쪽으로 어금니 맨 뒤 쪽에 하나씩, 모두 4개가 나오지만 사람마다 개수가 다르다. 아예 나지 않는 사람이 있고 1~3개만 나는 사람도 있다. 인체에서 맹장과 같이 퇴화하는 조직의 하나인 사랑니는 정상적으로 곧게 나는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변욱 목동중앙치과병원 원장은 "진화 과정에서 턱뼈가 작아졌고 다른 치아가 모두 자리 잡은 20세 전후에 나오다보니 사랑니가 나올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게 됐다"며 "이 때문에 사랑니가 제 위치를 벗어나 나오거나 불완전 맹출(치아가 잇몸을 뚫고 나오는 것), 매복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치아로서의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는 사랑니는 제자리에 반듯이 나는 경우가 드문데다 크기나 형태 또한 매우 다양하다. 또한 음식물이 끼기 쉬우면서 칫솔질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칫솔질이 잘 안 되면 사랑니와 주변 치아에 충치를 일으키고 잇몸에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문제를 지닌 사랑니는 발치를 해야 한다.
◆20세 전후 여성, 사랑니 발치 하는 편이 좋아 = 20대 전후 여성은 사랑니 발치를 미리 하는 편이 낫다. 아직 뼈가 무른 20대 초반까지는 사랑니 발치가 비교적 수월하고 합병증 위험도 매우 낮기 때문이다.
특히 임신 중에는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임에도 불구, 사랑니로 통증이 있거나 피가 나도 치료를 망설이기 마련이다. 사랑니 치료를 해도 태아에게 문제를 일으키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웬만하면 피하는 것이 엄마의 마음일 것이다. 이 때문에 문제가 예상되는 사랑니는 임신 전 미리 뽑는 것이 좋다. 통증이나 염증이 없을 때 뽑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사랑니가 나오면 의사와 상의해 발치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건강한 사랑니, 어금니로 활용 하기도 = 사랑니가 전혀 쓸모없는 치아는 아니다. 사랑니를 치아 교정으로 이동시켜 어금니로 활용하기도 한다. 제1대구치(큰어금니)를 발치한 경우 사랑니를 앞쪽으로 당겨 큰어금니를 대신하게 할 수 있다. 사랑니가 매복돼 있더라도 30도 이내로 쓰러져 있고 끌어올릴 각도가 확보된다면 일반적인 치열교정이 가능하다. 사랑니가 뚫고 나올 각도가 매우 좁거나 심하게 경사져 있다면 특수 강선과 스프링을 이용해 강한 힘으로 교정한다.
변욱 병원장은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있는 사랑니는 발치해야 하지만 제자리에 반듯이 나고 양치질이 잘 되는 사랑니를 무조건 뽑을 필요는 없다"며 "평소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사랑니 상태를 확인하고 온전한 상태라면 다른 치아를 발치할 때를 대비해 잘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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