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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파문', "정부, 4대악 근절 의지있나?"..여가부 소극적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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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오리무중으로 빠지고 있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을 두고 여성계가 "박근혜 정부는 과연 4대악 근절에 대한 실천 의지가 있는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여성인권과 정책의 핵심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청와대와 같은 입장"이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4대악은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범, 위해식품을 의미한다.


지난 11일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외교를 수행하던 중 일으킨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며, 귀국을 종용당했다고 밝혔다. 반면 전날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윤 전 대변인이 '자의'로 귀국했으며)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이 사건이 책임있는 조치보다는 진실공방으로 흘러가면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윤 대변인'의 성폭력 사건은 박근혜정부의 성평등 인식부재와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시스템의 문제가 빚어낸 결과"라며 "윤 대변인의 성폭력 사건은 결코 개인적인 일이 될 수 없다. 정부가 공직자에 의해 일어난 성폭력 사건을 축소하고 책임지지 않으려고 한다면 고위 공직자에 의한 성폭력 사건은 절대 근절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성연합은 "박근혜 정부가 성폭력을 4대악으로 표현하고 근절의지를 내비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런 공약이 헛된 말이 아니었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의 전화 역시 "4대악 근절을 내세운 박근혜 정부에서 최측근인 대변인이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박근혜 정부의 조치도 여러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단순히 경질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조용히 잊혀질 것이라는 기대로 흐지부지 처리해서도 안 된다"며 "필요하다면 정부가 직접 미국에 범죄인을 인도해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최근 민주당 여성의원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 "청와대는 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말고 사건의 내용과 경위, 사실을 인지한 시점에서 정확히 밝혀야 한다"며 "청와대 인사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고, 인사청문회 체계를 바꿔 공직자들을 철저히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반면 여성인권보호와 정책 등 관련 핵심 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여가부는 조윤선 장관 취임으로 청와대, 타 부처간에도 '부처간 칸막이 없애기'를 표방하며 여성관련 정책이 잘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어떤 성명이나 입장표명은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여가부 한 고위공무원은 '윤창중 파문'에 대해 "청와대와 같은 입장"이라며 말을 아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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