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젊은항공사 진에어가 참신한 아이디어로, 지구 반대 끝에서 처절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백색 흑인' 돕기에 나섰다.
진에어는 지난 11일 강남역 인근 '유익한공간'에 모여 '진에어와 함께하는 행쇼(행복하십쇼) 카페'를 열었다. 행쇼카페는 일일카페로 누구나 찾아가 식사를 하거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다.
특히 이날은 청바지와 PK티셔츠를 지니(진에어 승무원)가 항공기가 아닌 카페에서 손님들을 위한 서비스를 펼쳤다. 또 '포토콘테스트'와 진에어의 어린이 기내식인 '지니키즈밀 만들기 경연대회', 진에어 객실승무원들이 꾸미는 '미니 그린콘서트'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열렸다.
이날 수익금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알비노 어린이 환자를 돕는데 쓰인다. 알비노는 세포에서 멜라닌 합성이 결핍되는 선청성 희귀질환을 말한다. 탄자니아에서는 약 1429명의 어린이 중 1명 정도가 알비노 환자로 구분된다. 전세계 평균 발병률 2만명 중 1명 발병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들은 흑인이지만 하얗다. 멜라닌 합성이 되지 않아서다. 자외선에 방어 능력이 없다보니 화상을 입거나 피부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태양을 피해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어렵사리 생활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들은 태양보다는 사람들을 더 두려워한다. 탄자니아에서는 알비노 환자의 신체 일부를 가지고 있으면 장수를 한다거나 돈을 많이 벌게 된다는 말도 안되는 얘기들이 떠돌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팔다리를 떼어가거나 목숨을 빼앗기는 일들이 벌어진다는 얘기다.
이같은 처참한 환경에 처한 탄자니아의 알비노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진에어는 1년에 걸친 '아프리카 알비노 어린이 돕기'(Protect African Albino Children)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 행쇼카페도 연간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진에어는 기부를 통해 모두 행복한 가족이 되자는 의미로 이름도 '진에어와 함께하는 행쇼(행복하십쇼) 카페'라고 잡았다.
또한 진에어는 올해 말까지 LG생활건강 '비욘드'와 함께 아프리카 알비노 어린이를 위한 '프로텍트 아프리칸 알비노 칠드런 자외선 차단제'를 발매하고 기내 면세점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LG생활건강의 비욘드 매장에서도 같은 제품의 판매를 시작했다. 진에어, UHIC, 비욘드는 해당 제품 판매량에 비례해 탄자니아의 알비노 어린이 환자에게 자외선 차단제를 기부한다.
진에어 관계자는 "이번 행쇼카페는 탄자니아의 알비노 어린이 환자들을 돕기 위한 자리이자 진에어를 사랑해주신 고객들을 위해 마련한 작은 행사"라며 "앞으로 진에어는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알비노 어린이 환자들의 어려움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익한공간'은 국제아동돕기연합(UHIC)이 운영하는 카페로 이곳의 수익금은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돕는데 쓰인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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