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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버진그룹 회장, 일일 승무원 나선 까닭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8초

英 버진그룹 회장, 일일 승무원 나선 까닭은?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사진 가운데)이 자선비행 직후 승무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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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괴짜 억만장자 브랜슨 회장, 내기에 진 후 에어아시아 일일승무원 역할

[퍼스(호주)·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턱수염이 덥수룩한 60대 초반의 영국 남성이 여성 승무원 복장으로 호주 퍼스 공항에 등장했다. 매끈한 각선미를 위해 전날 다리털을 깎은 이 남성은 짙은 화장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비행기에 올랐다. 여성 승무원의 지시를 받으며 기내 서비스에 나선 여장남자 승무원의 괴이한 행동에 비행기에 탄 승객들의 얼굴엔 시종일관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영국의 괴짜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12일(현지시간) 승무원 유니폼을 입고 일일 승무원으로서 호주 퍼스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는 에어아시아 엑스 특별 자선비행에 탑승했다.

이번 특별 자선 비행은 3년 전 아부다비 포뮬러원(F1) 경기에서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그룹 회장과 브랜슨 회장이 각자 팀 순위를 놓고 내기를 한 결과 브랜슨 회장이 내기에서 져 벌칙을 수행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비행이다. 그동안 브랜슨 회장의 부상 등을 이유로 미뤄지다가 드디어 호주 퍼스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자선비행을 통해 그 약속을 지키게 됐다.


에어아시아 엑스 일일 승무원이 되기 위해 브랜슨 회장은 비행 전날 호주 퍼스에서 언론과 스타라이트 재단 및 귀빈들을 모시고 열린 칵테일 파티에서 다리 제모식까지 진행했다. 매끈한 다리에 빨간색 립스틱을 바르고 섹시한 유니폼을 입은 일일 승무원 브랜슨 회장은 5시간30분의 비행시간 동안 승객들에게 커피와 차 그리고 기내식을 서빙하고, 기내 안내방송을 진행하는 등 호주 스타라이트 어린이재단(아픈 어린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돕는 비영리 재단)을 위한 기금 마련에 동참했다.


브랜슨 회장의 일일승무원 체험은 페르난데스 회장과의 내기에서 시작됐다. 2010년 아부다비에서 열린 F1 그랑프리 대회에서 자신이 보유한 팀이 질 경우 서로 상대방 소유의 항공사에 여성 승무원 역할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브랜슨 회장이 함께하는 에어아시아 엑스의 특별 자선비행에서 판매된 기념품과 면세품의 총 판매금액의 10%와 판매된 항공권 한 장당 호주달러 100달러가 스타라이트 어린이재단에 기부된다. 또 에어아시아 빅 우수고객 프로그램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캠페인을 통해 회원들로부터 모금 된 100만빅포인트(호주달러 약 3200달러)를 함께 전달할 예정이다.


5시간30분의 특별자선 비행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착륙 후 브랜슨 회장의 정규 승무원 임명식을 짧게 가지면서 마무리됐다. 임명식에서 페르난데스 회장은 절친한 동료인 브랜슨 회장에게 무한한 감사의 표시로 에어아시아 승무원 임명장과 함께 유니폼과 구두를 기념품으로 전달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브랜슨 회장 특유의 위트과 열정으로 에어아시아 엑스 일일 승무원 업무를 잘 수행해줬다"며 "이번 특별 자선비행을 통해 에어아시아가 스타라이트 어린이 재단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대해 브랜슨 회장은 "특별 자선비행을 위해 자리를 마련해주고 흔쾌히 나를 도와준 페르난데스 회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승객들에게 즐겁고 뜻깊은 비행을 선보일 수 있어서 나 또한 기쁘고 즐거웠다"고 화답했다


한편 현재 소매업, 항공업, 휴대폰, 금융, 국제금융, 음악, 철도, 리조트, 레저, 우주여행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버진그룹은 현재 29개 국가에 5만여명을 고용한 세계적 회사다. 이 회사가 2006년 회사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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