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신범수 기자, 서울=고형광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 중이던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현지에서 전격 경질됐다.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기 때문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현지 시간 9일 윤 대변인을 경질했다고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이 로스앤젤레스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에 설치된 프레스센터에서 발표했다.
이 수석은 "윤 대변인이 방미 수행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경위는 주미대사관을 통해 파악 중이며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투명하게 밝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변인은 한ㆍ미 정상회담 다음 날인 8일 오전 워싱턴 행사까지 참석한 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로스앤젤레스 행 특별기에 탑승하지 않고 오후 1시30분께 워싱턴 댈러스공항을 출발해 한국시간으로 9일 오후 4시55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기자는 윤 대변인과 휴대전화를 통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윤 대변인이 정상회담 당일 밤 워싱턴에서 과음을 했으며 20대 초반의 현지 수행 인턴 직원을 8일 오전 성추행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설이 퍼지고 있다. 피해여성의 지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미주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제기된 이 같은 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보수논객으로 이름을 날린 윤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신임을 얻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에 이어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됐다. 이후 박근혜정부의 국정철학 홍보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두 달 반만에 불명예스럽게 물러나게 됐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9일 모처에서 윤 대변인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10일 오전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윤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에 임명되면서부터 '폴리페서', '극우보수', '밀봉인사' 등 논란이 끊이질 않았고, 결국 새정부 출범 73일 만인 이날 박 대통령 첫 해외 순방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기며 퇴출됐다.
신범수 기자 answer@
고형광 기자 kohk010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