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막말파문'으로 불거진 남양유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대형마트들이 고민에 빠졌다.
이미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가 남양유업의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가운데 사회적인 분위기 역시 남양유업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바라보는 쪽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불매운동에 동참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막말파문이 터진 지난 4일부터 남양유업 매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취급발주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마트의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남양유업 전체 매출은 전주 대비 -11.2%로 감소했다. 커피의 매출이 -16.3%, 우유 -15.6%로 두 자릿수 감소를 나타냈다. 반면 분유는 -7.1%로 소폭 감소에 그쳤다.
B마트의 경우 전체 남양유업 매출이 -33.73%로 크게 줄었고 C마트 역시 냉장음료 -74.8% 유제품 -35.5%, 커피차음료 -49.4%, 과즙음료 -29.7% 등의 역신장을 기록했다.
마트 한 관계자는 "흰 우유에 대한 매출이 조금씩 줄어든 측면도 있고, PB제품 매출 증대를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 신제품 올드 제품의 자연스러운 순환 등으로 인해 단순 비교 하는 것은 사실 상 조금 무리가 있다"면서 "8일 자율휴무가 진행된 날이라 매출이 빠지는 부분도 감안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남양유업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좀 더 매출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마트들은 남양유업의 매출 감소가 지속될지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섣불리 불매운동에 동참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편의점업계가 불매운동을 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여기에 동참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며 "회사차원에서 결정된 것이 없고 평소대로 상품판매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막말 파문 이후 매출이 조금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남양유업 진열대에서 물건을 빼 다른 브랜드로 채워도 매출이 채워진다는 보장도 없다"며 "자칫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사안으로 정책적인 지원이 뒷받침이 돼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잠원동의 한 편의점 관계자는 "나쁜 이미지 때문에 매출에 영향을 주는 제품을 굳이 떠안고 있을 필요가 없다"며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 대형마트에서도 소비자가 찾지 않으면 물건을 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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