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엔저 여파로 일본 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도요타와 소니는 엔저의 날개를 달고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반면 도시바는 실적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9일 현지시간 아사히 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도요타는 2012년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1조 3209억엔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8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대비 3.7배 늘어난 것으로, 5년 만에 금융 위기 이전 수준인 1조엔대 매출을 회복한 것이다.
도요타는 2013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36.3% 늘어난 1조 8000억엔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니도 부활의 신호탄을 쏘고 있다. 소니는 지난달 2012회계연도 연결 최종 순이익이 400억엔에 이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 발표한 기존 예상치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소니의 흑자 전환은 2007회계연도 이후 5년 만이다.
야카네 야스노 도이체방크 증권 애널리스트는 "TV 사업이 흑자로 돌아서고 게임 부문의 실적도 좋을 것으로 예상 된다"라며 "핵심 사업의 매출 증진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자업체 도시바는 실적악화 속에 울상이다. 도시바는 2012회계연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1% 감소한 1943억 1600만엔을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지난 1월 예상치에서 657억엔이나 밑돈 것이다. 매출도 전년대비 4.9% 감소한 5조 8002억엔을 기록, 8년만 에 6조엔이 깨졌다.
기본 기업 경쟁력 외에 통화 가치 변화가 수익에 영향을 미쳤다.
도시바는 LCD TV와 PC 판매 부진 속에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었다. PC는 국외조달 제품이 많아 엔화가 약세일수록 판매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쿠보 마코토 도시바 부사장은 "엔화 가치가 달러당 90엔 이상 떨어지면 1엔 하락할 때마다 영업이익이 15억엔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며 엔화 약세가 수익 감소에 일조했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엔저 때문에 웃음지었다.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그간 여러 노력이 있었지만, 오랫동안 고공 행진 했던 엔화 가치가 마침내 제자리를 찾은 것이 도움 됐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엔화 가치 변동에 따라 일본의 산업별 기상도도 더욱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일본 10개 전력업체 중 8개 업체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실적 전망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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