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20% 연소득 1100만원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도입 9년째를 맞은 일본의 법학전문대학이 우울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입학생수가 정원을 한참 밑도는 가운데 변호사들의 임금도 점점 쪼그라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직장인들이 사표를 내고 진학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로스쿨은 구조조정 대상으로 전락했다.
8일 일본언론에 따르면 문부과학성의 집계 결과 올해 신입생을 모집한 로스쿨 69개 대학 가운데 93%(64개)가 모집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생 수도 전체정원의 63%인 2698명에 그쳐 2004년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입학생 3150명 대비 올해 신입생 수가 25% 가량 감소한 것이다.
입학생 수가 정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학교도 40개에 달했다. 23곳은 입학생이 10명을 밑돌았으며 입학생이 두 명에 불과한 학교(오사카 가쿠인 대학)도 있었다.
로스쿨을 거친 변호사가 늘면서 수입이 줄고 이 영향으로 로스쿨 지원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 국세청에 따르면 경비를 뺀 연 소득이 100만엔(약 1100만원)이하인 변호사가 전체의 22%를 차지했다. 연소득 100만엔 이하인 변호사는 2008년 12%에서 22%로 늘어났다.
일본 아이치현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가 너무 많아 일이 없는 상태"라며 "변호사와 사무원을 1명씩 고용하고 있는데 최근 자금이 바닥나 금융기관에서 500만엔을 빌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모두 극빈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정부는 신입생 감소가 심각해짐에 따라 로스쿨 대학원 통폐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관련 단체들도 변호사 합격자 제한을 주장하는 등 법률 업계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 변호사연합회는 사법 시험 합격자 수를 현재 2000명에서 1500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 중이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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