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이번엔 상대도 남다르다. 다름 아닌 지동원을 영입 대상에 올린 팀이다.
아우크스부르크는 5일(이하 한국시간) 바데노바 슈타디온에서 SC프라이부르크를 맞아 2012-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2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지동원의 발끝에 기대가 모이는 경기다. 일단 흐름이 좋다. 임대 이적 직후부터 15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고, 최근 3경기 세 골까지 몰아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측면과 최전방을 활발히 누비는 동시에, 물오른 골 결정력까지 뽐내고 있다.
덕분에 아우크스부르크도 어느덧 강등권 탈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1부 리그 잔류 마지노선인 15위 뒤셀도르프와 같은 승점(30점)에 골득실(-15)만 세 골 뒤졌다. 특히 뒤셀도르프는 최근 9경기 연속 무승(3무6패)인 반면, 아우크스부르크는 같은 기간 5승4패를 달렸다. 남은 3경기에서 얼마든지 역전은 가능하다.
프라이부르크는 만만찮은 상대다. 현재 리그 6위(승점 45)로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권. 나아가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는 4위(샬케04·승점 49)까지 넘보고 있다. 최근 슈투트가르트와 바이에른 뮌헨에 내리 패했지만, 올 시즌 일요일에 열린 홈경기에선 3전 전승을 구가했다. 간판 공격수 막스 크루제와 미드필더 조나단 슈미트는 각각 10골과 8골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수문장 올리버 바우만도 분데스리가 정상급 골키퍼다.
지동원의 프라이부르크전 활약을 바라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프라이부르크가 지동원을 영입대상에 올린 팀이란 점. 프라이부르크는 크루제의 다음 시즌 묀헨글라드바흐 이적이 확정된 상태다. 공격수 보강이 시급한 상황. 이에 그의 대체자로 묀헨글라드바흐 공격수 마익 항케와 지동원을 두고 저울질 중이다.
공교롭게도 지동원은 자신을 원하는 팀을 상대로 활약한 바 있다. 지난달 15일 프랑크푸르트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전에도 지동원을 눈여겨봤던 프랑크푸르트는 이날 경기를 계기로 지동원 영입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이부르크전을 앞둔 의미가 남다른 이유다.
원소속팀 선더랜드가 책정한 지동원의 이적료는 300만 유로(약 43억 원). 당초 지동원에 관심을 보인 구단들조차 난색을 표한 액수다. 유망주로서의 잠재가치와는 별개로 이적 초반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탓이다. 지금은 다르다. 눈에 띄는 상승세에 영양가 만점 골까지 터지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도 그의 완전 이적을 원하고 있지만 그의 몸값을 감당할 만큼 재정이 받쳐주지 못한다. 결국 지동원의 프라이부르크전 활약은 시즌 후 이적의 필요충분조건인 셈이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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