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경제계, 엔저 위기 '산업혁신운동 3.0'으로 넘는다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임선태 기자] 정부와 경제계가 엔저 현상의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2ㆍ3차 중소 협력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동반성장 문화 정착에 나선다. 이른바 '산업혁신운동 3.0'으로 불리는 이번 대책은 기업의 동반성장 활동을 기존 대기업-1차 협력사 관계에서 2ㆍ3차 협력사 위주로 확산하겠다는 것으로, 제값 주고받기 및 종속거래 개선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반영했다.

경제계는 산업혁신운동 3.0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노사ㆍ환경 분야에서 일부 과도한 규제로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과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노력해 줄 것을 적극 요청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일 오전 서울 서초동 메리어트호텔에서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등 5대 경제단체장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갖고 "올해 기업의 투자 및 고용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자"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산업혁신운동 3.0을 총괄하는 중앙추진본부는 이달 중 대한상의에 설치된다. 대기업의 동반성장 투자 재원을 활용,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진단을 통해 취약 부분을 도출하고 경영ㆍ공정ㆍ생산기술 등 분야별 전문가의 지도하에 혁신 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우선 전자ㆍ자동차ㆍ기계 등 3개 업종에 대해 추진한다. 윤 장관은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나 "전자는 엔저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이라며 "동반성장 효과를 가장 높일 수 있는 2ㆍ3차 협력사가 많은 업종부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엔저 대응을 위한 업종별 종합 대책은 이달 말 나올 예정이다.

윤 장관은 간담회에서 "투자, 고용 등 경영 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사항 중 지나친 부분은 부처 차원에서 (국회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입지, 환경 등 분야에서 덩어리 규제를 점차 완화해 나가겠다"고 경제계에 약속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엔저 현상 지속에 따른 기업 활동 위축을 우려하는 경제계 목소리가 이어졌다. 손 회장은 "일본의 경기 부양에 따른 엔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 철강, 유화, 기계, 가전, 자동차 산업과의 글로벌 수출 경합도가 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중소ㆍ중견기업의 기술 혁신, 제품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기업들이 자체 대응의 일환으로 원가 절감, 환헤지 상품 투자 확대, 수출 단가 조정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급격한 엔저 영향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엔저 현상 장기화에 대비해 생산성 혁신을 통한 기업체질 개선, 동반성장 문화의 확산, 기업 환경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도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중소기업은 현장 생산성 향상과 고부가가치 상품 생산을 위한 자체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대기업과 1차 협력사들은 수익성 제고와 연계될 수 있도록 상생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임선태 기자 neojwal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