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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가계·기업 부실 위험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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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안정보고서 국회 제출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계와 기업 등의 부실 위험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고 기업의 재무건전성도 다소 낮아졌다.


한국은행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공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에 따르면 가계의 경우 최근 신용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저신용자, 저소득층의 부실 위험이 커졌다. 또한 대부업체를 낀 다중채무 금액과 다중채무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연령별로 50세 미만의 다중채무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하락한 반면 50세 이상 고 연령층의 다중채무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기업의 경우 국내·외 경기회복 지연으로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조선, 건설, 해운 업종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부실 우려가 커졌다. 영업이익률은 조선업이 2011년 8.4%에서 지난해 4.2%로 하락했고 건설업은 2.0%에서 0.1%로 떨어졌다. 해운업은 2년 연속 손실을 기록 중이다. 예상부도확률(EDF)도 건설업 9.1%, 해운업 8.5%, 조선업 5.9% 등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상황이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의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57%, 영업 현금 흐름으로 단기차입금 상환과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기업은 71%에 달했다. 반면 이자보상비율과 현금흐름보상비율 모두 100% 이상인 건설업체 수는 전체의 18%에 불과했다. 해운업의 경우 자기자본비율이 2010년 말 32%에서 지난해 말 16%로 떨어져 자본잠식이 우려된다. 유동비율도 지난해 말 68%로 100%를 크게 밑돌고 있다. 조선업은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되고 있는 가운데 상위 3개 기업과 여타 기업과의 격차가 크게 확대됐다. 영업이익률이 상위 3개 기업의 경우 지난해 5.5%로 조사돼 전체 기업 평균(5.1%)보다 높았지만 3개 기업을 제외하면 적자로 전환됐다.

또한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영세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세 중소기업이 주로 이용하는 비은행금융기관의 중소기업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한은은 매출액 60억 이상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상승한 반면 60억원 미만 기업대출 비중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저신용(7∼10등급) 중소기업대출 비중도 2009년 말 27%에서 지난해 말 25%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은행의 중소기업 및 대기업 대출 중 만기 1년 이하 비중은 각각 72.0%, 59.1%로 조사됐다. 은행 중심 금융시스템이 정착돼 있는 유럽, 일본, 대만 등의 경우 5년 이상의 장기대출 비중이 절반을 상회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단기대출 비중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특히 국내은행의 대기업 익스포저(대출금, 사모사채, 확정지급보증 등 여신성 채권)는 221조원으로 상위 100대기업에 45%, 대기업 계열 기업집단에 84%가 집중돼 있다. 한은은 이중 잠재위험 규모가 4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잠재위험이 부실화될 경우 국내은행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외환위기 절반 정도의 충격이 발생할 경우 국내은행 자기자본비율이 13.2%로 하락하고 외환위기 충격과 같은 극단적인 경우에는 12.1%까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지역별 편중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수도권(서울 제외) 및 지방대도시의 경우 기타 지방에 비해 예대율 수준 자체도 높고 증가 폭도 큰 반면 기타 지방은 예대율이 하락해 100%에 미치는 못하는 곳도 다수 있었다. 한은은 "주택시장 부진, 기업 신용위험 상승 등으로 은행의 자금운용 대상이 협소해진 점이나 국내은행들이 예수금 유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용카드사도 상황이 좋지 않다. 카드자산 증가율은 2011년 8.2%에서 지난해 4.6%로 하락했고 카드발급 수는 2011년 3.1% 증가에서 2012년 3.0% 감소로 전환됐다. 당기순이익은 대손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11년 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3000억원으로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 기록했다. 연체율이 지난해 말 1.85%로 2011년 말 대비 0.06% 포인트 하락했지만 실질연체율은 2.68%로 2011년 말 대비 0.11% 포인트 상승하는 등 자산건전성도 뚜렷하게 개선되지 못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BIS 자기자본비율이 구조조정, 부실자산 상각 등의 영향으로 9.7%로 상승했지만 감독지도 기준(5%)에 못 미치는 저축은행이 약 12%에 달하고 있어 추가 구조조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철현 기자 kc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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