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오릭스 버팔로스의 이대호가 일본 프로야구 데뷔 이래 처음으로 멀티 홈런을 터뜨렸다.
29일 오후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2013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원정경기다.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해 1회와 3회 대형아치를 쏘아 올렸다. 홈런은 모두 이누이 마사히로로부터 빼앗아냈다. 2-0으로 앞선 1회 무사 3루 맞은 첫 타석에서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으로 쏠린 직구를 놓치지 않고 걷어 올려 그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의 시즌 4호 홈런.
타구는 상대의 기를 꺾어놓기에 충분했다. 니혼햄은 선발투수로 나선 나카무라 마사루가 무사 1루에서 가와바타 다카요시의 머리를 맞춰 퇴장을 당했다. 별다른 준비 없이 마운드에 오른 이누이는 오릭스 타선 앞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어진 무사 1, 2루에서 이토이 요시오에게 좌측 2타점 3루타를 허용했고, 이내 이대호에게 홈런을 헌납했다. 이대호의 대포 가동은 지난 17일 세이부전 이후 12일만이다.
화력은 이후에도 식을 줄을 몰랐다. 이대호는 2회 2사 1, 2루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이누이의 몸 쪽 높은 직구를 밀어 쳐 오른 담장을 직격하는 2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장타 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3회 2사 3루 들어선 세 번째 타석에서 한가운데로 쏠린 직구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왼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의 시즌 5호 홈런.
공격 부문 순위는 자연스레 폭등했다. 퍼시픽리그 홈런은 공동 3위로 점프했다. 일본리그 데뷔 이래 최다(6점)를 기록한 타점은 23점으로 선두 구리야마 다쿠미(세이부 라이온즈, 23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센트럴리그 포함 전체 순위로는 공동 4위다. 2점을 보탠 득점(16점)과 한 개를 보탠 2루타(9개)도 각각 퍼시픽리그 공동 4위와 공동 1위로 치솟았다.
타율 역시 여전히 상위권이다. 이대호는 이후 두 차례 타석에 1루수 앞 병살타와 2루수 직선타로 물러났지만 시즌 네 번째 3안타 경기를 장식해 수치를 종전 0.380에서 0.392(97타수38안타)로 끌어올렸다. 기록은 퍼시픽리그는 물론 일본 프로야구 전체 2위에 해당한다.
한편 오릭스는 12-3으로 승리, 최근 5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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