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 이전설도 솔솔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정부가 개성공단 체류인원을 전원 철수시키기로 함에 따라 개성공단은 가동중단에 이어 체류인원도 전무한 '유령공단'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27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우리측 인원 127명이 귀환, 공단에는 단 49명만이 남게 된다. 한때 600명이 넘었던 개성공단 근로자가 12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특히 현지에 남은 49명 역시 안전문제 등에 따라 다음주 중 대부분 귀환할 가능성이 커 조만간 개성공단이 텅텅 비게 될 전망이다.
이번 철수 인원은 개성공단 통행제한 조치 이후 공장설비 등을 보호하기 위해 남아있던 기업 주재원들이다. 또 한국전력과 KT 직원, 개성공단관리협회 직원 등 시설 관리자들도 포함된다. 이들이 철수할 경우 개성공단 시설 대부분의 가동이 멈추게 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한 대표는 "이번 철수 결정은 사실상의 사형선고"라며 "개성공단이 유령공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제 기능을 못하게 된 개성공단은 '제 2의 금강산 관광'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자산을 일방적으로 몰수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사용한 것처럼 개성공단 시설을 북측 사업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내에서는 북한이 개성공단 사업권을 제3국에 위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들도 CIQ에 모여 귀환하는 주재원 등 직원들을 맞을 예정이다. 기업들은 졸지에 유령공단이 되어버린 개성공단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을 맞이하러 현지로 이동 중이라는 한 관계자는 "어제 밤늦게 철수 소식을 듣고 대표들이 대부분 화가 난 상태"라며 "하지만 그동안 고생한 직원들의 노고를 생각해 CIQ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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