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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죽음에 대처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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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장 커졌지만 공감대는 부족
가까운 친구·자녀를 잃었을 때와 같은 스트레스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처하는 방법 ▲ 지난 25일 경기도 광주의 ㅇ반려동물 화장터에서 최현정씨와 딸이 고양이 '카야'의 화장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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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 지난 25일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한 반려동물 화장터. 최현정(53·여)씨는 대학생 딸과 함께 고양이 '카야'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길고양이였던 카야는 3년 전 최씨의 가족이 됐다. 처음부터 건강 상태가 좋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심각한 폐렴을 앓다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최씨는 카야를 더 잘 돌보지 못한 것을 자책하며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최씨처럼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위해 이곳 화장터를 찾는 이들은 하루에 10~15팀에 이른다. 이 화장터 장효현 대표는 "1999년 처음 문을 열 당시에는 하루에 4~5건의 동물 사체를 처리했다"며 "지금은 운영시간을 최대한으로 늘려 화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어야 20년. 사람보다 수명이 짧은 반려동물의 죽음은 반려인들에겐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의 수는 약 1000만명에 이르고 대부분의 반려인들에게 반려동물의 죽음은 단순한 개, 고양이의 죽음이 아니라 가족의 죽음과 맞먹는 일이 되고 있다.


'인간과 개, 고양이의 관계심리학'이라는 책의 저자 세르주 치코티, 니콜라 게갱은 "반려동물의 죽음에 남자들은 가까운 친구를 잃었을 때, 여자들은 자녀를 잃었을 때와 같은 고통을 느낀다"고 표현했다. 그만큼 반려동물의 죽음은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동반한다는 뜻이다.


박소연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는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반려인들은 우리가 돌봐줘야 할 약한 존재가 죽었을 때와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 '우울증'보다 무서운 '펫로스증후군'=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은 때로는 심각한 마음의 병이 되기도 한다. '펫로스(Pet-loss) 증후군', 또는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은 반려인에게 심각한 우울증을 일으키고 때로는 대인기피증과 같은 증세로 직장을 관두게도 할 수 있다.


작년 2월 부산에서는 한 20대 여성이 병사한 반려견을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발생했다. 2년 전 15년 동안 기르던 반려견을 노환으로 잃은 이연경(28·여)씨는 "하루 종일 눈물이 나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당시 다니던 대학을 한 학기 휴학하기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1인가구의 경우 펫로스로 인한 충격이 더 심각할 수 있다. 한 대형 동물병원에서 '펫로스 서포트 프로그램'을 운영중인 이소라 임상병리과 과장은 "8개월 동안 상담을 진행한 결과 홀로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펫로스로 더 큰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며 "외로운 1인가구에게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를 장려하고 있지만 반려동물이 죽을 경우 오히려 반려인에게 더 큰 외로움이나 우울증이 부메랑처럼 날아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려인들이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는 것도 펫로스 증후군의 원인으로 꼽힌다. 주변에서 "고작 동물이 죽었을 뿐인데 너무 유별나게 행동한다"며 따가운 시선을 보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사회적 특성에서도 찾는다. 부산 동물학대방지협회 신수미 동물복지팀장은 "반려동물 산업이 단기간에 급성장하면서 시장규모만 커졌다"며 "반려동물에 대한 정신적인 감수성이 성장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고 지적했다.


반려동물 전문서적을 출간하는 책공장더불어의 김보경 대표는 "해외에서는 개가 사냥을 도왔던 것처럼 나름의 역할을 하면서 가족으로 받아들여지는 기간이 꽤 길었다"며 "우리나라는 반려동물의 역사가 20년 정도 밖에 안 돼 가족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기간이 짧다"고 분석했다.


◆ "나보다 먼저 죽을 수 있다는 사실 인정해야" =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 슬픔을 자연스럽게 말하고 들어줄 수 있는 환경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


박정미 성모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은 "반려동물의 존재를 하찮게 여기는 주위의 반응은 반려인을 더 외롭게 만들고 큰 상처를 주게 된다"며 "충분히 표현하고 이해받은 뒤에야 비로소 (슬픔을) 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인 스스로 죽음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도 중요하다. 김보경 대표는 "반려동물 키우면서 행복한 순간만을 기대해서는 곤란하다"면서 "입양을 할 때부터 나보다 먼저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처하는 방법


조은임 기자 goodni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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