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5월엔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라는 오래된 증시 격언이 있다. 최근 시장 에너지 약화로 2000 벽이 더욱 견고해 보이는 이 때 '5월 위기설'까지 거론되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투자자들의 걱정이 크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올해 5월은 다를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5월 위기는 통상 3~4월 증시가 강세를 보인데 따른 역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 올해는 해당이 없는데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의 밸류에이션이 지수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각 증권사들은 5월 코스피의 예상밴드 하단을 대부분 1900선 위로 책정했다.
◆5월엔 팔고 떠나라?= 통계적으로 5월 위기설 자체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2010년부터 3년 연속 5월 국내증시는 하락했다. 월간 조정폭도 평균 -3.3%로 12개월 중 가장 컸다. 그러나 2010년 5월에는 그리스 부채 문제가 처음 불거졌고, 2011년에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가 꼭지를 찍었다. 또 지난해에는 그리스 선거로 촉발된 유로존 붕괴설이 재차 고개를 드는 등 대외 이슈가 맞물리는 특수한 상황이 이어졌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월 위기설의 가능성보다는 오히려 계절적 특수성으로 인해 악재에 많이 노출되는 3월 위기설이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어 "PBR 기준 1배 전후라는 극단적인 바닥권에 위치한 국내증시는 이번 달을 고비로 회복과정에 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팔만큼 팔았다"= 전문가들은 5월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대응 가능성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다음달 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정책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2일 유럽중앙은행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역시 1분기 경제성장률이 높았지만 2분기 경기 둔화를 우려해 5~6월 중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재차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 모멘텀 역시 부각될 것으로 분석했다. 1분기 최악의 상황을 통과한 한국도 '슈퍼추경' 효과와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가미되면서 주가 반등이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최근 경기회복 지연 우려를 낳았던 미국·중국의 주요지표 추이는 계속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악화됐던 수급 환경도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 특히 이달 매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의 경우, 최근 들어 강한 비차익 순매수로 장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시각 변화도 기대되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매도 물량 역시 나올 만큼 나왔다"며 "환차익 및 지수저점을 노리는 단기자금의 유입을 기대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낙폭과대 산업재·어닝 탄탄한 소비재 노려라= 그간 낙폭이 컸던 화학, 철강, 조선, 자동차, 기계 등 소재·산업재 업종은 저점을 찍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펀더멘털 환경이 여전히 좋지 않아 '싸게 사는 정도'에서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적 반등 폭은 저점 대비 10~20% 선이 될 것으로 봤다.
IT·엔터테인먼트 등 소비재는 호실적이 이어질 업종들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IT의 경우 특히 갤럭시S4 출시와 D램 가격 상승 등에 따른 기업이익 레벨업이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재평가가 기대됐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에 예상실적 대비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있지 않은 삼성전자의 반등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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