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총 7억5000만 유로(약 9억8000만달러) 규모의 유로화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한국계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발행된 채권의 만기는 7년이며 금리는 유리보(Euribor)+0.95% 수준이다. 유리보는 유로화를 단일통화로 하는 유럽연합(EU) 12개 회원국이 국제 금융거래시 기준으로 삼기 위해 적용한 유로화 표시 기준금리를 말한다.
수은 관계자는 "이번 유로화 채권발행은 지정학적 위험 고조로 이달 들어 한국계 외화 채권 발행이 모두 정지된 상황에서 외화차입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잇따른 위협에 따른 한반도 안보 우려로 최근 한국정부의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상승하는 등 국제금융시장 일각에선 한국물에 대한 불안심리가 존재했다. 수은은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17일부터 일주일간 개최한 투자자 설명회를 통해 북한 위협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국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번 채권 발행에는 독일·영국·프랑스 등 기존 한국물 채권에 익숙한 유럽 투자자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스위스·스칸디나비아 3국의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AA 이상의 신용등급에만 투자하던 보수적인 유럽 투자자도 광범위하게 참여했다.
수은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과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한국계 채권에 대한 유럽지역의 높은 투자 수요가 존재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향후에도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스위스 프랑화 등을 중심으로 유럽시장에서 안정적인 외화조달 기반을 구축하고, 한국계 채권 투자자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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