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장영수)는 인질강도 등의 혐의로 서모(33)씨, 정모(38)씨 등 2명을 24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태국으로 골프전지훈련을 온 한국프로골프협회 소속 프로골퍼 3명을 상대로 마약 단속에 걸려든 것처럼 속인 뒤 사건 무마비용 명목으로 금품을 가로채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프로골퍼들은 이들의 권유로 술자리를 가진 뒤 태국 경찰관들에게 끌려갔다. 소변검사 결과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경찰서에서 수갑까지 채웠다.
먼저 술자리를 떠났던 서씨가 태국 유력자를 데려와 300만 바트(한화 1억7000만원 상당)면 사건을 무마할 수 있다고 말하자, 정씨가 230만 바트를 대신 물어 줘 풀려났다.
이들은 귀국을 앞둔 프로골퍼들의 짐과 여권을 미끼로 “마약을 했으니 PGA가 박탈되고, 한국으로 가려하면 태국경찰이 바로 잡아갈 것”이라며 나머지 70만 바트를 포함 무마비용을 내놓으라고 겁줬다.
이에 골퍼 2명은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연락해 이들에게 각 200만원과 1800만원을 건넸다. 이들은 나머지 1명을 상대로도 돈을 받아내려 했으나 태국 이민청 수사관들에게 붙잡혔다.
경찰관도, 경찰서도, 대신 물어줬다는 230만바트도 모두 가짜였기 때문이다. 이들 일당은 오히려 지명수배를 피해 태국으로 달아난 마약사범들이었다.
프로골퍼들은 누군가 자신들이 마신 술에 마약을 넣은 것으로 생각하고 감쪽같이 속았으나, 금품 요구를 수상히 여긴 가족들이 태국 주재 한국 대사관에 신고하며 꼬리를 잡혔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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