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보스턴마라톤대회의 테러 용의자 2명을 쫓고 있는 가운데 17살 소년이 인터넷상에서 억울하게 테러범으로 몰렸다며 항변하고 나섰다.
18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보스턴마라톤대회 당시 행사장에 있었던 살라딘 바르훈(17)군은 인터넷과 언론에 테러범이라고 도배된 자신의 사진을 보고 너무나 놀라 경찰서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바르훈은 지난 15일 마라톤대회 현장에서 친구와 경기를 관람하다 테러가 발생한 직후 집으로 돌아갔다고 이튿날엔 학교에 등교했다.
하지만 그 사이 일부 언론과 네티즌 사이에서 폭탄 테러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이 떠돌았고, 사진에 찍힌 바르훈과 친구가 순식간에 수상한 사람으로 지목됐다.
급기야 타블로이드 신문인 뉴욕포스트는 1면에 바르훈과 친구가 마라톤대회 현장에서 찍힌 사진을 게재하고 '배낭 맨 남자들(Bag Men)'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수사 당국이 이 두 남자를 쫓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르훈은 "너무나 끔찍하고 두려워 잠을 잘 수 없었다"며 당시의 충격을 토로했다. 바르훈의 가족들 역시 그가 테러에 연관됐거나 혹은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여겨 매우 두려워했다.
모로코 출신인 바르훈은 4년 전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다. 주니어올림픽 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운동에 소질이 있었던데다 오는 11월 뉴욕마라톤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번 보스턴마라톤대회를 직접 구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바르훈과 친구가 보스턴마라톤대회 테러 사건과 무관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고 뉴욕포스트 역시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정정기사를 실었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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