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1년 만에 해외여행을 가게된 김지혜(32)씨는 들뜬 마음으로 인터넷 면세점에 접속했다. 김씨는 할인율 높은 면세점에서 사고 싶던 토리버치 가방과 화장품을 구매할 목적으로 이리저리 살펴보다 깜짝 놀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약 10% 할인하던 가방과 화장품의 할인율이 5%로 축소된 것을 알게 됐다. 고객센터를 통해 알아보니 방침이 변경됐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는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늘자 면세점이 내국인 소비자들이 받아오던 혜택을 줄이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호황을 누리고 있는 면세점이 내국인 소비자를 위한 혜택폭을 줄이고 있다. 면세점들은 지난해 매출이 지난 2011년보다 10~20% 증가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를 위한 할인율을 낮추고 포인트 적립율도 축소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내국인과 외국인 동일하게 브랜드별 할인율을 등급별로 시행하고 있다. 내외국인 차별없이 골드회원은 10%, 실버회원은 5%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브랜드별 할인율이 세분화된다. 할인율이 상향 조정되는 브랜드도 있고 할인율이 하향 조정되는 것도 있다. 최근에 페라가모, 에트로, 막스마라 등은 할인율을 기존 5%~10%에서 10%~15%로 상향 조정했으며, 리모와는 지난 10일부터 포인트 적립이 안된다.
토드, 로에베, 비비안웨스트우드는 10%에서 15%로 상향됐으며 발렌시아가는 5% 할인을 새롭게 적용하고 있다. 휴고보스 할인율도 10%에서 5%로 낮아졌으며, 토리버치는 기존 5% 할인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끌로에, 프레쉬, 듀퐁, 스톤헨지 등의 브랜드들도 할인율이 조정됐다.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해 올해부터 영업을 시작한 신세계면세점도 다음달 1일부터 회원등급체계를 조정하면서 적립율을 회원등급 상관없이 상품별 2%로 결정했다.
이전에는 등급에 따라 적립율이 2%, 3%로 세분화됐었다. 이에 앞서 신세계면세점은 올해부터 온라인 사이트에서 면세품을 살 때 가격의 50%까지 사용할 수 있던 적립금 이용한도도 30%로 축소했다. 적립금제도란 인터넷 면세점에서 물건을 구매하거나 이벤트에 당첨이 되면 일정금액을 가상으로 지급해주고, 다음 구매시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10만원 상당의 상품을 구매할 경우 5만원까지 적립금으로 결제할 수 있었던 것을 3만원으로 줄인 것이다. 지난해 신라면세점과 워커힐 면세점도 적립금 이용한도를 50%에서 30%로 낮췄다.
워커힐면세점은 회원 기념일에 맞춰 발급되던 기념일 쿠폰 이벤트를 올해부터 시행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내국인들을 위한 혜택을 줄이고 있는 면세점들에게 소비자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박진주(35)씨는 "적립금은 쌓여만 가는데 면세점들이 적립금사용한도를 축소시켜 다 쓰지도 못하고 소멸되고 있다"면서 "실적도 항상 좋다고 하는데 혜택을 줄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면세점 관계자는 "할인율이 축소되는 부분은 브랜드 업체와 환율 등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이라며 "내국인 소비자들에 대한 혜택만 줄이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라면세점은 고객 유치 차원에서 할인율을 높이는 등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부터 가입 후 바로 물품 구매시 할인율을 최대 5%에서 10%로 상향조정했다. 일부 향수 제품 할인율도 10%에서 15%로 올렸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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