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채동욱 신임 검찰총장(54·사법연수원14기)이 검찰 내 독립적인 수사 여건 및 민주적인 의사 결정 보장을 약속했다.
1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채 총장은 지난 9일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보직변경 신고식에서 “수사사건 처리 관련 증거판단 내지 혐의유무 판단은 전적으로 각 청에서 기관장 책임 하에 결론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채 총장은 “만연히 구속기소부터 무혐의 처분까지 모든 결정이 가능하다는 식의 보고서를 보내 검찰총장의 결정에 의존하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총장 권한을 일선에 대폭 위임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채 총장은 “정책결정이 필요한 중요사안에 국한해 결심하고, 큰 방침을 정하는 역할에 집중하겠다”며 “일선에서도 사건의 실질적 해결에 우선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보고’에 치중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채 총장은 또 “검찰의 많은 문제가 권위적이고 경직된 문화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며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민주적 의사결정시스템이 뿌리내리도록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채 총장은 취임식에서 단상 앞에 서서 신고를 받던 종전 관행 대신 출입문 입구에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눈 것도 “작은 부분에서부터 변화를 모색해보자는 취지”라며 “앞으로도 권위주의를 일소한다는 다짐을 실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채 총장은 업무수행에 있어 자유민주체제 위협 세력에 대한 확고한 대응 의지와 부정부패 등 거악 척결활동에 대한 집중을 강조해 향후 공안·특수수사 강화도 전망된다.
채 총장은 또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민생침해사범 단속과 더불어 인권수사에 대한 노력을 강하게 주문했다. 채 총장은 “철저한 인권보호를 위해 엄정한 수사지휘가 전제되어야 한다”며 “사법경찰에 대한 지휘권 확립에 힘써달라”고 말했다. 채 총장은 특히 “피의사실 공표가 절대로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강조했다.
채 총장은 검찰 안팎의 개혁 요구에 대해서도 “국민이 검찰에 기대하는 바가 그만큼 크다는 긍정적인 뜻이기도 하다”며 “비판과 비난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의연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