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건설산업은 다단계구조로 타 산업에 비해 불공정 거래가 많은 부분이 있다. 박근혜정부의 '원칙이 바로선 시장경제 확립'이라는 국정과제 실현을 위해 건설 분야의 불공정 하도급을 바로잡도록 노력하겠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9일 오후 서울 신대방동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전문건설·설비건설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 침체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이 발전하려면 원도급과 하도급, 건설근로자들이 모두 공정하게 대우하고 받아야 한다"면서 "세 집단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장관은 또 장기간 침체에 빠진 건설경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서 장관은 "국내 건설사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중소건설사들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컨설팅 등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서 장관이 건설 하도급 업계와 만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과 업계 건의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 장관은 취임 이후 업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첫 행보로 중소건설사들의 모임인 전문건설협회를 찾은 것이다.
표재석 전문건설협회 회장도 이에 대해 "(국토부 장관이)전문건설업계를 먼저 방문한 것은 최초"라면서 "건설민주화와 국민통합을 위해 불공정한 건설 문화의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전문건설업계 관계자도 "(서 장관이)대한건설협회가 아닌 전문건설업계를 먼저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중소건설사들의 목소리가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서 장관의 이 같은 행보는 박근혜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과도 궤를 같이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며 분리발주 등을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로 선정, 강력하게 개선을 추진 중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서 장관은 불공정 하도급과 분리발주 등 정부가 약속한 부분에 대한 차질 없는 추진을 약속했다.
앞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2일 서 장관은 경기 성남의 새벽인력시장을 찾아 건설근로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서 장관은 "건설경기 악화 영향보다 불법하도급, 임금유보, 외국인근로자, 연령제한 등 때문에 고통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최저가 낙찰제 개선과 분리발주, 불법하도급 근절 등을 통해 경제민주화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국토부는 또 지난 4일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하도급 대금 보호를 위해 원도급자가 저가낙찰(낙찰가율 82% 미만)을 받은 공공공사는 발주자가 하도급 대금을 직접 지급하도록 하고, 장비대금 지급보증제도를 시행하는 등의 이행 과제 등을 보고했다.
한편 이날 전문건설업계는 실적공사비 폐지 및 표준품셈 합리화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건설공사 분리발주 조속 법제화 등 10여개 애로사항을 건의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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