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점검 결과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안전성이 높게 나타났다는 지난 2월 한국수력원자력의 발표는 왜곡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환경운동연합은 8일 서울 종로 환경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IAEA의 보고서는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며 13개 사항을 권고했지만 한수원은 이를 왜곡해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IAEA 보고서는 한수원의 주기적안정성평가(PSR) 기준이 IAEA 기준을 따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현재 IAEA PSR 심사 대상은 14가지(2003년 개정)이지만 한수원은 플랜트 디자인(원자력 구조) 등 3가지를 제외한 11가지(1994년 개정)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또 IAEA가 교체되지 않은 채 초기부터 계속 사용된 부품을 기준으로 안정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한수원은 압력관과 주요 설비를 교체해 설계수명이 연장됐다고 주장했다.
모터구동밸브(MOV)의 경우 일일이 해체한 뒤 윤활유를 모두 교체해야 하고 격납건물의 노화 관리도 계속 지적됐지만 한수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체 방사성 물질 대기 확산 모형이 지난 30년 동안 월성 1호기 주변의 지형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계측·제어 장비가 지진의 충격에 대비해 바닥이나 벽에 고정돼 있어야 한다고 IAEA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수원 측이 다중 비상디젤발전시스템이 있다는 이유로 발전소 전체 정전(SBO)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보고서를 보면 기본적인 사항부터 주요한 기준까지 월성 1호기의 전반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IAEA가 지적하기 전에 한수원은 인지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IAEA는 13가지 지적 사항에 대해 일부를 제외하고 늦어도 올해 말까지 반영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지적사항은 모두 수명연장이 결정되기 전에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올 상반기 중 수명연장 결정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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