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속도 느리고 검색도 제한..美기업 72% "업무효율성 떨어뜨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만리장성 방화벽(Great Firewall)'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방화벽(Firewall)과 만리장성(Great Wall)이라는 단어를 합쳐 중국의 악명높은 인터넷 검열을 비꼰 것이다.
중국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다 보면 짜증이 날 때가 많다. 기본적으로 속도가 느리며 비즈니스위크,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접속이 차단돼 있는 사이트도 허다하다. 중국의 강도높은 인터넷 검열 때문이다. 최근에는 가상 사설 네트워크(VPN) 적발 능력 등 중국의 검열 기술 자체가 발전돼 인터넷 사용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중국의 인터넷 검열 때문에 인터넷 속도도 느릴 뿐만 아니라 중국에 주재하는 미국 기업들의 불만도 높다고 지적했다. 느린 인터넷 때문에 업무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기업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주중미국상공회의소(AmCham China)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2013 중국 기업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325명 응답자 중 55%가 인터넷 검열이 자신들의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62%는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을 차단한 탓에 실시간 시장 정보 등 시간을 다투는 정보를 얻거나, 중국 바깥에 있는 동료들과 협력을 하는데 어려움이 크다고 답했다. 또 72%는 느린 인터넷 속도가 자신들의 업무 효율성을 저해한다고 답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검열에 대한 불만이 높으면서도 정보 보안에 대한 불안감도 높았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과 관련해 단 10%만이 중국 기반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보 보안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26%는 이미 정보를 도둑질당해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고 답했다. 또 40%는 중국에서 정보 유출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대부분 응답자는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여러가지 짜증이 나지만 참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버크레스트 애셋 매니지먼트의 패트릭 초바넥 수석 투자전략가는 "느린 인터넷 속도와 이로 인한 능률 저하는 결국 기업들이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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