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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이 자본잠식 회사를 맡은 사연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0분 57초

엔씨소프트 북미·유럽 총괄 엔씨웨스트홀딩스, 시작부터 96% 자본잠식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엔씨소프트가 윤송이 부사장을 앞세워 야심차게 출범한 북미 및 유럽지역 지주회사 엔씨웨스트홀딩스(NC West Holdings)가 출발부터 대규모 부실을 안고 닻을 올렸다. 기존 북미·유럽지역 개발 총괄사와 퍼블리싱 총괄사의 눈덩이처럼 커진 적자를 떠안은 탓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일자로 엔씨소프트의 주요종속회사로 편입된 엔씨웨스트홀딩스는 자본금 541억3600만원에 자기자본은 21억7400만원에 불과했다. 자본잠식률이 무려 94.98%나 됐다. 전체 자산총계 731억2100만원 중 부채가 709억4700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엔씨웨스트홀딩스는 엔씨소프트가 북미·유럽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설립을 결의한 회사다. 기존 퍼블리싱 총괄조직인 엔씨인터랙티브(NC Interactive)와 길드워2 개발 조직인 아레나넷(ArenaNet)의 지분을 100% 출자, 지주회사 형태로 만들었다.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최대주주인 김택진 사장의 부인인 윤송이 부사장이 대표를 맡았다. 윤 대표는 엔씨인터랙티브 대표이기도 하다. 윤 대표를 통해 국내 최고경영층의 직할체제를 더욱 공고히 한 것이다.

하지만 100% 자본잠식 위기에까지 몰린 재무구조 탓에 윤 대표는 본사의 도움을 받아 재무구조 개선부터 신경써야 할 처지다. 엔씨웨스트홀딩스가 이렇게 가난한(?) 출발을 한데는 지분을 출자한 아레나넷과 엔씨인터랙티브의 누적적자 때문이다.


아레나넷은 총자산 872억원에 총부채 1280억원으로 자산보다 부채가 400억원 이상 많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318억여원의 자본금은 완전히 사라진 것도 모자라 결손금만 400억원 이상 남았다. 윤송이 부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엔씨인터랙티브도 자본잠식 상태다. 엔씨인터랙티브의 자기자본은 430억여원으로 자본금 960억원의 절반이 되지 않는다.


엔씨인터랙티브는 2000년 6월 설립 이후 약 13년간 530억원, 아레나넷은 2002년 12월 이후 약 10년간 720억원 가량 누적 손실을 봤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주회사를 만들면서 엔씨소프트는 이들이 기록한 누적손실 1250억여원 중 약 520억원 가량을 엔씨웨스트홀딩스 장부에 반영한 것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북미·유럽지역을 총괄하는 지주회사를 만들면서 기존 회사들의 출자를 받아 만들다보니 기존 회사들의 적자가 반영되면서 재무구조가 안좋은 상태로 시작했다"며 "앞으로 나오는 신작게임 등을 통해 실적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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