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1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개성공단 출경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북한은 전날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한 가운데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출·입경 승인을 우회 통보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개성공단 근로자 통행과 관련해 북한의 동의가 이뤄져 첫 출경 시각은 오전 8시 30분으로, 30분 전인 오전 8시부터 출경 절차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개성공다의 첫 출경 인원은 414명이며 첫 입경 시각은 오전 10시로 6명이 귀환할 예정이다. 이날 CIQ 출·입경을 신청한 인원은 출경과 입경 각각 11회 853명, 10회 355명이다.
북한은 전날까지만 해도 개성공단 담당 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 공업지구를 가차없이 차단, 폐쇄해버리겠다"고 위협했다. 개성공단의 운명에 대해 '경각에 달렸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형편이다' 등의 표현도 사용했다.
북측의 개성공단에 대한 위협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의 지난 5일 정전협정 백지화 발표, 가장 최근의 사건으로는 26일 '1호 전투근무태세' 진입에 따른 일련의후속조치로 일단 풀이된다.
북한의 위협에는 여전히 "우리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다는 점에서 당장 실질적인 폐쇄조치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달러난을 겪는 북한으로서도 개성공단은 버리기 쉽지 않은 카드이다.
그러나 브레이크 풀린 남북관계가 혹시라도 충돌로 이어지거나 통행 차단 등으로 현지 체류 우리 국민이 사실상 억류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개성공단은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위협을 계기로 우리 내부에서 개성공단 존폐에 대한 이른바 '남남갈등'이 심각하게 진행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추가행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엿새전 개성공단 통행 업무에 사용하는 서해지구 군(軍) 통신선이 단절했다. 이때문에 1일 개성공단 출입경 명단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우회통보됐다.
남북관리구역을 연결하는 군 통신선은 서해지구 3회선과 동해지구 3회선 등 6회선이 있다. 2002년 9월 17일 남북 군상황실 간 통신선을 설치키로 합의한 뒤 같은 달 24일에는 서해지구에, 이듬해 12월 5일에는 동해지구에 각각 설치됐다.
남북은 서해상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2006년 2회선의 채널을 가동했지만 2008년 5월 5일 북측이 일방적으로 차단하면서 지금까지 불통되고 있다. 서해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채널까지 합치면 남북을 연결하는 군 통신선 8회선이 모두 차단된 것이다.
한편, 개성공단 입주업체 모임인 ㈔개성공단기업협회(회장 한재권)는 31일 개성공단 폐쇄조치 등이 거론되는 남북상황에 우려를 표명하고 "개성공업지구 발전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소모적인 정치적인 논쟁은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협회 측은 '소모적인 정치적 논쟁'에 대해 개성공단이 북한 정권에 달러를 대는공급원 역할을 한다는 등의 비판이 북한 정권을 극도로 자극하는 상황을 거론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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