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거듭된 공직자 인사 실패로 비난을 받아온 청와대가 대국민 사과를 통해 국면 타개를 꾀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의 사과 요구는 무심한 듯 지나쳤지만, 국정 지지도가 급락했다는 최근의 객관적 수치는 태도 전환에 기폭제가 된 듯하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은 30일 오전 김행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사과문을 통해 "새정부 인사와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인사위원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인사 검증 체계를 강화하여서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사과문 발표는 오후 2시부터 열리는 고위 당·정·청 워크숍을 염두에 둔 '선수치기' 발표로 보인다. 워크숍에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인사 문제를 포함해 최근 청와대를 둘러싼 현안을 두고 그간 참아온 이야기를 쏟아낼 태세였다.
지난달 25일 새 정부가 출범한 후 인사 실패로 기록된 사례는 장차관급 고위공직자만 7명에 달한다. 김용준 국무총리,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와 김학의 법무부차관 등이 줄줄이 물러났다. 특히 김학의 차관의 성접대 사건 연루설과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의 '비자금, 세금탈루' 의혹은 "청와대가 가장 기본적인 인사 검증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게 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바닥으로 곤부박질 치며 청와대에 위기감을 더했다. 한국갤럽의 3월 4주 조사치에서 국정지지도는 전주보다 3%p 떨어진 41%를 기록해 취임 1년차 1분기 역대 최저 기록을 갱신했다.
한국갤럽은 "주요직 내정자 잇단 사퇴로 박근혜 정부의 인사 난맥이 다시 부각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