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27일 국토교통부 서승환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28일 오후 사표를 제출했다. 대표적인 공기업 CEO의 사의 표명으로 공공기관 수장 교체바람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지송 사장은 지난 2009년 10월 1일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초대사장으로 취임했다. 2012년 연임돼 올 9월 임기 만료 예정이다.
출범 이후 3년 6개월 동안 LH를 이끌어온 이 사장은 “LH가 성공적으로 통합하고 경영정상화의 기반이 마련된 만큼 초대사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했으며, 이제 남아있는 직원들이 충분히 경영정상화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복대학 총장으로 재임 중이던 2009년 8월 26일 통합공사 설립준비단 단장으로 LH와 인연을 맺은 이 사장은 취임사에서 “LH 경영정상화는 마지막 소명”이라고 밝힌바 있다.
취임과 동시에 그는 “사명만 빼고 다 바꾸자”며 인사·조직·사업 등 조직전반에 걸쳐 경영쇄신을 단행하는 한편, 사업조정 등을 골자로 하는 ‘경영정상화 전략’을 구상하고 이를 실행해 왔다.
특히 414개에 달하는 과다한 사업에 대한 조정과정에서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을 일일이 만나 의견을 듣고 설득한 일은 공기업에서 유례없는 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LH는 최근 부채증가 속도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지난해에는 매출액과 당기 순이익이 출범 이래 최고의 실적을 거두는 등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개발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는 아픔과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이주산업단지를 미리 만들어 기업이 이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등 국민중심의 새로운 제도도 도입했다.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12년에는 실버사원, 청년인턴, 신입사원 등 'Job 3000 프로젝트'로 재임 중 8500개에 달하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에 대한 공로로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민간기업 출신의 공기업 CEO로서 자기관리가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건설 재임시절 받은 200억 원 규모의 스톡옵션 권리를 깨끗이 포기한 것은 아직도 세간에 회자되고 있는 아름다운 일화다. 재임기간 내내 점심과 저녁식사를 거의 회사 안에서 하는 등 외부의 청탁을 막기 위해 절제된 생활을 해왔다.
한편 이지송 사장은 퇴임 이후 거취와 관련해서는 “지난 50년 동안 건설외길을 걸어오며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후학들에게 쏟고 싶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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