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휴대폰 판매량 750만대→500만대로 감소...삼성 국내 시장점유율 한 때 72%"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애플 쏠림 현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박병엽 부회장은 28일 경기도 김포공장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애플 제품이 아니면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스마트폰의 가격은 점점 내려갈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1년 북미 지역에서 팬택의 연간 휴대폰 판매량은 약 750만대였으나 2012년 500만대로 감소했다"며 "북미 시장 (예상) 수요에서 최소한 40% 이상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내수에서는 삼성전자 쏠림 현상은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1등 수요를 갖고 있는 제조사는 한 때 시장점유율이 72%까지 올라갔다"며 "그 회사의 제조, 기술, 상품 역량을 넘어서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데도 한 때 통신사업자의 보조금을 업고 팬택보다도 제품을 싸게 팔기도 했다"고 말했다. 제조사, 통신사의 보조금 투입으로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구입을 늦추면서 시장 수요가 축소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기술 혁신이 없는 상황에서 제조사의 기술력이 엇비슷한 수준으로 브랜드 파워가 중요해졌다"며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설명했다. 팬택은 워크아웃 이후 지난해 처음 적자를 봤다. 2008년 2013억원원, 2009년 1487억원, 2010년 840억원, 2011년 2019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지만 2012년 7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박 부회장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가장 빨리 따라간 회사가 삼성전자와 팬택"이라며 "팬택이 2008년과 2009년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도 팬택에 애플을 따라갈 수 있는 내재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회사만 존재하는 시장은 오래 가지 않는다"며 "팬택의 생존 여력이 확대되면 분명히 열린 기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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