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금준 기자]'고영욱 사건'의 '진실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결심 공판에서도 검찰과 고영욱 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 303호에서 고영욱의 미성년자 간음 및 성추행 혐의 결심 공판이 진행됐다. 특히 이날 재판에는 그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A양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양은 "고영욱을 이성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나이 많은 사람이 나를 여자로 느낄지 몰랐다"며 "고영욱의 스킨십을 거부했는데 목덜미를 잡고 키스를 해 역겨웠다"고 증언했다.
또한 그는 "피해자인 나를 성적으로 개방적인 사람인 것처럼 몰아 화가 난다. 나는 굉장히 보수적이고 완고하다"며 "단지 피고인에 대해 인간적인 감정을 가졌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분위기가 오히려 성폭력 피해자들을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법정 출석을 선택했다"며 "고영욱의 잘못 인정과 피해자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증언에 따라 검찰은 수사가 진행되는 데도 또 다른 피해자들을 만난 점, 그리고 피해자들을 만난 장소와 시간 등이 유사한 점, 같은 기간 동안 여러 피해자들을 동시에 만난 점 등을 들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반면 고영욱 측은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이들은 수사가 이뤄진 경위, 피해자들의 진술이 경찰과 검찰 조사 과정에서 엇갈리는 점 등을 들어 "공소 사실 증빙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부탁했다.
결심 공판 말미 발언 기회를 얻은 고영욱은 "20년 동안 해왔던 일을 이번 사건으로 잃어버렸다. 억울함이 있어도 그냥 지켜봐야만 했다"면서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다"고 항변했다.
끝으로 그는 "나이 어린 친구들과 신중하지 못하게 만났던 것은 충분히 반성한다. 절대 강제성은 없었다는 것을 현명하신 재판부가 판단해주길 부탁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처럼 사건의 시작부터 진행된 '진실게임'의 공은 결국 재판부에 넘겨졌다. 고영욱의 결심 공판은 오는 4월 10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이금준 기자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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