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주 코스피는 주간 기준으로 1.90% 하락했다. 지난 주말 유로존이 키프로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했으나, 은행 예금자의 손실 부담을 조건으로 하자 뱅크런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는 1970선대로 하락했다. 주 중반 미국 주택지표가 개선됐으나 키프로스가 예금 과세를 골자로 한 구제금융안 비준을 거부했고, 국내 일부 언론사와 은행의 전산망 마비로 북한의 사이버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코스피는 1950선대로 하락했다.
이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으나 코스피는 북한 우려로 하락을 지속했다. 주 후반 유럽중앙은행(ECB)이 25일까지 키프로스가 트로이카와 구제금융 합의를 타결하지 못하면 긴급 유동성을 중단하겠다고 하면서 약세흐름이 지속됐다.
지난주 외국인은 1조5158억원어치를 팔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9157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 역시 5697억원어치를 담았다.
이번주는 키프로스의 구제금융 협상, 한국의 경기부양 발표, 미국의 경제지표-연방준비제도 관계자들의 연설 등이 주요 변수다. 시장전문가들은 지난 주 부진했던 코스피가 이번주 중반 이후 다시 반등시도에 나서면서 글로벌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주 초반까지는 키프로스 이슈에 대한 우려감으로 횡보세를 지속하겠으나, 중반부터는 경기회복 흐름에 상승세를 재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 매수세 전환과 더불어 국내 기관의 수급 뒷받침이 기대됐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키프로스는 유로존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미미한데다, 당초 예금에 대한 과세가 러시아를 겨냥한 규제의 성격이 크다는 점에서 점차 키프로스와 같은 예금 헤어컷 방식이 다른 지역에서 도입될 가능성이 낮다는 신뢰감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키프로스 이슈에 대한 우려감은 점차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랙록 등 글로벌 이머징펀드에서의 자금이탈이 확대되면서 부진했던 이머징아시아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수 역시 자금 이탈이 마무리 국면에 이른 만큼 향후 개선될 가능성 크다는 평가다.
달러 강세와 지정학적 리크스 등으로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 역시 추가적인 상승세가 제한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시각에서 모멘텀 측면에서는 원화표시 자산의 상승 가능성이, 레벨 측면에서는 수출주에 유리한 수준이라고 판단됐다. 이에 따른 외국인의 매수 재개 가능성 높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경기가 주택시장의 회복세로 소비, 생산, 고용의 선순환 구도가 나타나는 가운데, 중국의 대미수출 회복세도 감지되기 시작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한국에서도 점차 수출개선에 대한 기대감 높아지면서 증시회복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투자유망 업종으로는 IT·자동차 및 부품주, 소재주 등이 꼽혔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키프로스 사태로 인해 유럽 재정위기 불안감은 상존하나, 미국 경제지표의 서프라이즈 트렌드 지속, 원화약세 지속에 따른 국내 수출기업의 이익모멘텀 개선,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 발표에 따른 국내 경기부양 가능성 등의 긍정적 요인들로 인해 국내 증시는 저점테스트 이후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원화약세 지속에 따른 이익모멘텀 개선 가능성을 반영할만한 IT·자동차주와 관련된 부품주 중심의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애널리스트 역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기존 예상치를 넘어서는 동시에 갤럭시S4의 사전예약이 S3출시 때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IT섹터의 실적은 현재 시장 기대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의 수출경기 회복세로 인해 철강을 중심으로 소재섹터에 대한 관심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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